드라이버샷을 할 때와 마찬가지로 퍼팅할 때도 ''프리샷 루틴''(preshot routine)이 있다.

이는 자신이 퍼팅할 차례가 돼서 스트로크를 하기 전까지 행해지는 일련의 동작을 일컫는다.

퍼팅은 다른 샷과는 달리 동작이 섬세하므로 프리샷 루틴의 중요성은 크다.

프리샷 루틴은 골퍼들마다 다르다.

로라 데이비스처럼 퍼팅 라인을 한번 보고 바로 스트로크에 들어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김미현처럼 전후좌우로 왔다갔다하면서 라인을 살핀 뒤 조심스럽게 어드레스에 들어가는 사람도 있다.

나의 경우 프리샷 루틴은 그린에 접근하면서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그린 앞 20∼30m 전방에서부터 그린 전체의 윤곽이나 경사를 파악하며 주변에 산이나 물이 있는지를 보는 것이다.

그런 것들은 나중에 퍼팅 스피드나 방향을 결정하는 데 참고가 된다.

그린에 올라가서는 좀더 구체적인 정보를 얻는다.

볼에서 홀에 이르는 경사나 잔디결의 방향,홀 주변의 상태 등을 면밀하게 관찰한다.

이런 행동은 모두 내 퍼팅 차례가 되기 전에 마쳐야 한다.

간혹 프로나 아마추어를 막론하고 자기 퍼팅 순서가 돼서야 이리저리 왔다갔다하면서 시간을 끄는 사람이 있는데 슬로 플레이의 원인이 되므로 삼가야 한다.

볼에 다가가서는 몇 차례의 연습 스윙을 통해 스윙 크기에 대한 감을 잡은 뒤 어드레스를 취하고 스트로크에 들어간다.

박세리처럼 스트로크 직전 퍼터헤드를 볼 앞쪽(홀쪽)에 댔다가 볼 뒤쪽으로 가져가는 선수들이 가끔 있다.

그들만의 루틴이어서 이래라 저래라 할 수는 없지만 아마추어들은 굳이 이 동작을 할 필요가 없다.

그러다가 볼이라도 건드리면 벌타감이고 친선라운드에서는 벌타까지는 아니더라도 꺼림칙하기 때문이다.

''프리샷 루틴은 이렇게 해야 한다''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

동반자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퍼팅 성공률을 높이는 것이라면 어떤 형태든 상관없다.

단 한 번 자신의 프리샷 루틴을 정했으면 어떤 상황에서든 그것을 고수해야 한다.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부는 악천후 상황이라고 해서, 또는 50㎝ 안짝의 짧은 퍼팅 거리라고 해서,뒷팀이 바짝 쫓아온다고 해서 루틴중 어느 하나라도 생략해서는 안된다.

그렇게 되면 평소의 퍼팅 리듬이 깨지면서 퍼팅 실패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 남서울CC 헤드프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