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회색톤과 캐시미어의 대중화"

올 가을 남성복패션경향에 나타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다.

모든 양복에 회색이 조금씩 섞여 들어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레이톤의 인기는 대단하다.

또 그동안 최고급 양복에만 조금씩 쓰였던 캐시미어 소재가 일반인을 겨냥한 중간 가격대의 옷에도 사용됐다.

수트와 스웨터 머플러 등 캐시미어의 쓰임새도 커졌다.

이밖에 골드와 와인색의 부상,70년대풍의 고전적인 패턴의 부활 등 여성복 트렌드와 맥을 같이하는 몇가지 요소들이 눈에 띈다.


#1 스타일은 편안하게

디자이너들은 "입어서 얼마나 편안한가"를 올가을 남성복 디자인의 선택기준으로 삼았다.

좀더 여유있게 만들어진 허리선과 종전보다 부드러워진 어깨선이 그것을 증명한다.

투버튼과 쓰리버튼이 공존하며 재킷 깃도 폭이 좁은 것과 넓은 것 양쪽 모두 선보였다.

사이드 벤트(Side Vent,상의 뒷자락의 양쪽 트임)는 편안함을 중요시하는 트렌드에 따라 막힌 것보다는 트인 디자인이 많이 나왔다.

젊고 현대적인 이미지를 강조하는 디자인 경향도 무시할 수 없다.

목 주위의 폭이 약간 좁아져 샤프해보이도록 처리한 것이나 단추 위치가 높아짐에 따라 브이존의 길이가 짧아진 것,주머니가 바깥쪽에 달린 아웃포켓이 등장하는 등 디테일에서 그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


#2 깊이 있는 내추럴 컬러로

마치 서리가 덮인듯한 회색에서 블루 그레이,카키 그레이 등 다양한 회색이 중심 컬러로 자리잡았다.

베이지와 브라운 등 자연색톤도 여전히 인기를 얻을 전망이며 전체적으로 지난 시즌에 비해 깊이있고 풍부한 색감이 느껴진다.

또 카키와 짙은 청색 등 어둡지만 독특한 중간 톤도 선보였다.

액센트 컬러는 와인색과 골드.디자이너들은 액센트를 재킷이나 바지보다는 넥타이 구두 지갑 등 소품에 적용시킬 것을 권했다.

#3 옷감은 가볍고 따뜻하게

옷감의 고급화가 계속되고 있다.

"부티"나는 외관에 입었을 때 가볍고 따뜻한 캐시미어,가는 실로 짠 울,울과 실크 혼방소재 등 천연소재가 강세다.

가을철까지는 깨끗하고 광택감있게 표면처리한 울과 울/캐시미어 혼방소재가 주류를 이루다가 겨울에는 부드러운 캐시미어가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또 벨벳같이 윤기있으면서도 표면감이 있는 셔닐소재와 구김이 없으면서 매끄러운 울트라코어 등의 신소재가 젊은층을 겨냥해 새롭게 선보였다.

줄무늬는 줄어들고 솔리드(solid,무지)와 체크패턴이 많이 나왔다.

특히 소재가공기술의 발달로 표면감이 자연스럽게 살아나거나 체크의 이중느낌이 나는 솔리드가 많아졌다.

고전적인 트위드 헤링본 하운드투스 조직의 코트도 인기예상 아이템이다.


#4 연출은 이렇게

정장 수트 연출에는 여전히 셔츠와 타이를 같은 계열 컬러로 배열하는 톤온톤 스타일이 강세다.

좀더 가볍게 입는다면 와이셔츠대신 목이 올라오는 터틀넥셔츠와 조끼를 재킷안에 받쳐 입는 방법을 택하도록 한다.

주말근무를 대비해 체크문양 재킷과 캐시미어니트셔츠,옥스포드 면바지 하나 정도는 구비해두는 것이 좋다.

설현정 기자 s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