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림 외환은행장은 현대가 시장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정주영 전명예회장 3부자의 실질적 퇴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행장은 9일 기자들과 만나 "정주영 정몽헌 회장과 달리 정몽구 회장은 아직 남아있다"며 "시장의 신뢰를 얻으려면 3부자가 퇴진키로 한 국민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5월 현대그룹의 유동성 문제가 불거질 때 시장의 요구는 정주영 전 명예회장의 퇴진이었다"며 "현대는 이때 두 아들(정몽구 정몽헌)의 퇴진도 동시에 발표했었다"고 말했다.

김 행장은 그러나 "어제(8일) 현대에 보낸 공문에는 3부자 퇴진을 공식적으로 명시하지 않고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라는 내용만 담겨있다"고 강조했다.

김 행장의 이날 발언은 현대자동차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키는 등 파장이 커질 조짐이다.

현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외환은행의 요구를 최대한 수용해 자구안을 시한(19일)이전에 제시할 방침이나 계열분리, 일부 경영인퇴진및 현대건설 유동성확충등 3개항을 일괄 타결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라며 "계열분리안을 다른 사안보다 먼저 제시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현대는 이를 위해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회장이 북한에서 돌아오는 10일 이후 공정거래위원회와 협의,자동차와 중공업 조기 계열분리안을 빠르면 11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희수.김준현 기자 ki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