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네덜란드 필립스사와 TFT-LCD(초박막액정표시장치)에 이어 브라운관 사업에서도 자본 제휴를 추진중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필립스와의 브라운관 분야 합작을 놓고 막바지 협상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 합작은 LG전자가 브라운관 사업을 떼내 별도 법인을 설립하고 필립스측에 50%의 지분을 넘겨주는 방식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빠르면 이달말쯤 최종 결론이 날 것으로 알려졌다.

LG 브라운관 사업의 지분양도 금액은 지난해 TFT-LCD사업의 매각규모(16억달러)를 훨씬 상회하는 국내 전자분야 해외매각사상 최대 액수가 될 것으로 업계에선 전망하고 있다.

LG전자의 브라운관 사업은 연간 3천2백만 개를 생산,2조7천억원 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세계 3위 시장점유율을 기록중이다.

브라운관은 컴퓨터 모니터용제품(CDT)의 세계 시장이 지속 성장하고 있어 알짜 사업으로 꼽히고 있다.

LG의 브라운관사업 매각 추진은 그룹 차원에서 참여키로 한 IMT-2000과 한전의 통신망 자회사인 파워콤 인수 등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방안으로 분석되고 있다.

LG전자와 필립스는 TFT-LCD분야 합작이 성공적이라고 보고 제휴 확대를 통한 시너지 극대화 차원에서 브라운관 합작까지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구본무 LG 회장은 지난해 LCD 합작계약서에 서명한 뒤 기자회견을 갖고 "두 회사는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협력관계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LG전자 고위 관계자는 해외 여러 업체와 브라운관 사업에 대한 외자유치 등의 방안을 검토해오긴 했다고 밝히면서도 필립스측과의 구체적인 협상 여부에 대해선 언급을 회피했다.

윤진식 기자 js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