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불문,무조건 숍마스터를 잡아라''

가을 매장개편을 앞둔 패션 유통업계에 숍마스터(판매 점장) 모셔오기 경쟁이 치열하다.

숍마스터는 매장의 최고 책임자로 누가 그 자리에 앉느냐에 따라 월 한자릿수의 억대 매출은 가볍게 좌우되는 ''판매 연금술사''.

따라서 몸값이 고액인 것은 물론 매출액의 일부를 인센티브로 받거나 고급 승용차가 옵션으로 제공되는 등 파격적인 대우가 따라다닌다.

이들은 단골고객을 끌고 다니기도 하고 한번 매장에 발을 들여놓은 손님은 거의 예외없이 구매로 연결시키는 ''흡인력''을 자랑한다.

업체 입장에서는 시즌이 바뀔 때마다 누구를 숍마스터로 데려오느냐가 중대 과제가 될 정도다.

특히 올 하반기의 경우 경기침체 예상에 따라 판매 현장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면서 노련한 숍마스터를 데려오기 위한 스카우트전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게 전개되고 있다.

현재 업계에서 ''정상급''으로 평가되는 숍마스터는 50명선.

이 가운데 갤러리아백화점 압구정점 마인 매장의 구미경씨와 현대백화점 본점 오브제에 있는 하창숙씨,롯데 본점 오브제의 이경남씨,광주롯데 온앤온의 윤심서씨,부산현대 아이잗바바의 김희정씨 등이 마스터중 마스터로 꼽히는 ''특급 숍마''들이다.

구미경씨는 갤러리아 마인을 전국 40여개 마인 매장중 판매 1위 점포로 키워냈다.

오브제 현대백화점 매장의 하창숙씨는 본사 입장에서 보면 ''은인''같은 직원.

롯데 등 강북에서는 높은 인기를 누렸지만 유독 현대 본점에서만은 잘 안풀렸던 오브제의 징크스를 물리친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하씨는 작년 봄 이 매장을 맡은 이래 월 평균 2억원을 넘기며 여성복 코너 1위에 등극시켰다.

이경남씨는 매출이 저조한 매장마다 파견돼 불을 지피고 돌아오는 오브제의 특급 숍마로 통한다.

이들 숍마가 받는 연봉은 최소 5천만~6천만원이고 많을 경우 1억원대를 훌쩍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과 브랜드간의 긴밀한 유대관계를 필요로 하는 여성복은 숍마스터에 의해 매출이 좌우된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특히 베스트 숍마의 경우 디자이너와 영업맨 역할까지 하기 때문에 결코 많은 연봉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말한다.

숍마스터는 패션업계를 움직이는 숨은 실력자인 셈이다.

설현정 기자 s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