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트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환타지아 2000"은 "눈으로 보는 음악회"다.

디즈니가 1940년 제작했던 "환타지아"의 2000년판.

새롭게 선곡된 클래식 8곡을 주제로 한 애니메이션 8편이 화려하게 펼쳐진다.

작품은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으로 막을 올린다.

선악의 대결을 형상화한 추상적 이미지의 향연이 끝나면 레스피기의 "로마의 소나무"가 이어진다.

소나무는 한그루도 나오지 않지만 대신 하늘을 나는 고래들이 분위기를 멋지게 살려낸다.

조지 거쉬윈의 "랩소디 인 블루"가 흐르면 캐리커처의 거장 알 허쉬필드 스타일의 선화가 관객을 30년대 뉴욕으로 안내한다.

생상의 "동물의 사육제"를 반주로 홍학들이 군무를 펼친후에는 쇼스타코비치의 "장난감 병정"이 이어진다.

폴 듀커의 "마법사의 도제"는 오리지널 "환타지아"에 삽입됐던 작품.

어린시절 읽었던 물긷는 빗자루의 이야기가 미키마우스와 더불어 재미나게 되살아난다.

엘가의 "위풍당당 행진곡"에 맞춰 도널드 덕이 노아의 방주를 지휘하고나면 스트라빈스키 "불새"를 탄 대자연의 요정이 대지에 생명을 불어넣으며 막을 내린다.

오리지널에서 레오폴드 스토코프스키가 맡았던 음악의 총지휘는 메트로폴리탄 오케스트라의 예술감독 제임스 레빈이 바톤을 이었다.

연주는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맡았다.

명곡들과 절묘하게 호흡을 맞추는 영상을 감상하는 재미가 남다르거니와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다양한 장르를 한자리에서 맛보는 즐거움도 상당하다.

8월5일 개봉.

<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