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은 없었다.

김미현(23.n016.한별)으로서는 너무 아쉬운 대회였으나 메이저대회에서 최고성적을 낸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20~24일 미국 일리노이주 리버티힐의 메리트클럽(파72.길이 6천5백40야드)에서 열린 제55회 US여자오픈골프챔피언십은 캐리 웹(26.호주)을 세계여자골프 "부동의 1인자"로 확인시켜준채 막을 내렸다.

"한국의 호프" 김미현은 마지막날 분전하며 한때 선두에 2타차로 접근했으나 더이상 타수를 줄이지 못하고 공동4위를 차지했다.

올시즌 최고성적이자 99뒤모리에클래식에서 거둔 공동6위를 경신한 메이저대회 최고성적이다.

"슈퍼루키" 박지은(21)과 98년 챔피언 박세리(23.아스트라)도 마지막날 선전하며 각각 공동6위와 15위를 기록했다.

한국선수가 메이저대회에서 "톱10"에 2명이나 든 것은 사상 처음이다.

우승은 못했지만 이번대회를 통해 한국여자골프의 "진면목"을 다시한번 과시했다.

아마추어들의 경쟁에서도 한국출신 선수들의 선전이 돋보였다.

14세 소녀 송나리는 공동40위로 베스트아마추어가 됐고,스탠퍼드대 출신의 노재진(21)도 공동46위,아마추어중 2위를 차지했다.

<> 최종일 경기상보 =3라운드까지 웹이 4타차 선두여서 웹의 우승은 "따놓은 당상"처럼 보였다.

그러나 김미현이 최종일 1~3번홀에서 3연속 버디를 잡으며 기세를 올렸다.

더욱 웹이 4번홀에서 보기를 한데 이어 7번홀(1백51야드)에서 티샷을 물에 빠뜨리며 더블보기를 하는 바람에 선두권선수들의 타수차가 좁혀졌다.

전반까지 웹과 맬런이 합계 4언더파로 공동선두가 됐고 김미현은 2언더파로 단독3위였다.

13번홀에서는 웹이 5언더파로 여전히 선두였지만 김미현이 3언더파로 2위,맬런이 2언더파로 3위로 떨어졌다.

김으로서는 1타만 줄이면 "뭔가 될듯한" 상황.

그러나 16번홀.

깃대까지 1백80야드로 그린앞에 워터해저드가 자리잡고 있고 바람이 강하게 부는 홀이다.

김의 7번우드 티샷이 짧은 듯하더니 물보라를 일으키고 말았다.

김은 드롭존에서 3타째를 날렸으나 홀과는 6m거리.

2퍼팅.

김이 우승경쟁을 할수 있는 마지막 희망을 앗아간 통한의 더블보기였다.

김은 단숨에 3언더파에서 1언더파가 됐고 18번홀(파5.4백85야드)에서 보기까지 범하며 공동4위로 마감했다.

버디4 보기2 더블보기1개로 이븐파 72타,합계도 이븐파 2백88타였다.

웹은 이날 73타를 포함,합계 6언더파 2백82타로 나비스코챔피언십에 이어 메이저대회 2승을 올렸다.

시즌 5승,통산 21승째(메이저 3승 포함)를 거두며 명예의 전당 등록자격을 갖추었다.

웹은 시즌 상금(1백46만3천달러) 랭킹에서도 애니카 소렌스탐을 멀찍이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 한국선수들 막판 선전 =김미현외에 박지은 박세리도 최종일에 언더파를 치며 상위권으로 도약했다.

박지은은 이날 버디6 보기4개로 2언더파 70타를 쳤다.

합계 1오버파 2백89타로 켈리 키니,베스 다니엘과 함께 공동 6위.

지난해 이 대회에서 아마추어신분으로 8위를 한데 이어 2년연속 "톱10"에 들었다.

큰 대회에 강한 면모를 보여 "슈퍼루키"임을 입증했다.

박세리는 이날 버디4 보기1개로 3언더파 69타,데일리베스트를 기록했다.

합계 5오버파 2백93타로 켈리 부스와 함께 공동15위.

박은 "오늘은 퍼팅도 좋았고 샷도 마음먹은대로 됐다"며 "무엇보다 마무리를 잘 해서 기분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리버티빌(미 일리노이주)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