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벤처기업의 상징처럼 불리는 오늘날의 로커스가 가능했던 건 뛰어난 기술때문만은 아니다.

기존 대기업과는 전혀 다른 독특한 기업문화가 이런 신화를 가능케 했다.

여기에는 직원과 기업이 꿈을 공유하고 학교보다 더 훌륭한 교육을 제공하고 조직원이 하나처럼 움직이는 응집력이 자리잡고 있다.

로커스는 철저하게 직원과 회사가 비전을 공유한다.

우선 직원채용때 사장이 가장 먼저 묻는 말은 "당신은 인생에서 무엇을 하고 싶은가"이다.

그리고 "우리회사가 당신 꿈을 이루어 줄 수 있는가"이다.

채용인터뷰라기보다는 인생상담이다.

채용담당자는 인생을 함께 얘기할 수 있는 철학자여야 한다.

그래서 로커스는 이 채용담당자를 뽑는데만 꼬박 2년이 걸렸다.

회사와 개인의 꿈이 완전히 일치하지 않으면 그 지원자는 신입직원이 되지 못한다.

능력은 두번째 문제다.

이렇게 개인의 꿈을 회사와 동일시한 직원들은 이 회사가 21세기 역할모델을 할 수 있는 기업으로 만든다는 꿈을 스스로 갖게 된다.

그래서 벤처기업인데도 이직률이 3%이하다.

김형순대표는 "훌륭한 회사는 훌륭한 조직에서 나온다"고 믿고 있다.

훌륭한 조직이 있으면 회사에는 항상 돈을 벌 기회가 오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스탠포드 경영대학원의 제임스 콜린스와 제리 포라스가 "성공하는 기업들의 8가지 습관"이란 책에서 가르친 대로다.

통상 5백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들어온 직원들은 학교보다 더욱 훌륭한 교육을 받는다.

"학교는 기본기만 가르키고 진짜 교육은 직장에서 한다"는 김대표의 생각이 밑바탕이 돼 발족한 "로커스 유니버시티"는 하루종일 쉬지않고 열려있다.

영어교육만해도 직원들에게 비용지급하고 학원가서 배우라고 하지 않는다.

아예 외국인강사를 정식직원으로 채용해 직원들이 3-4명씩 매일 1시간씩 돌아가며 공부하도록 배려한다.

하이테크기업인데도 기술은 기본일뿐이고 "체득하는 교육"으로 문화 비젼 시스템등의 조직개발을 해가고 있다.

이런 교육을 거친 로커스직원은 일인다기(multiple discipline)의 정예요원으로 거듭난다.

인터넷 네트워크 컴퓨터 교환기 솔류션등 정보통신의 모든 기술분야를 전직원이 두루 설렵한다.

이회사가 예상하는 정보통신의 세상은 모든 통신서비스가 하나로 모이는 통합이기 때문이다.

모두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전직원이 그렇게 교육된다.

개발기술자도 기업금융에 대해 교육받는다.

그래서 직원들이 늘 새로운 서비스를 생각하는 버릇이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김형순대표는 "로커스는 코닥 3M 제록스처럼 끊임없이 새로워지는 "혁신기업"이다"고 설명했다.

비젼공유와 혁신교육을 받은 직원들은 공감대경영(consensus management)으로 하나가 된다.

로커스는 1년에 40회가 넘는 각종 워크샵을 갖는다.

한번 워크샵을 하면 밤새기가 일쑤다.

밤새 이루어진 토론은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돼 기업경영에 바로 반영된다.

의견교환으로 끝나지 않는다.

임직원들이 밤12시 넘어 퇴근하는건 얘기거리가 못된다.

조직원이 이처럼 조직에 헌신하고 기업과 개인의 성장을 스스로 관리하는 회사인 셈이다.

김형순대표는 "로커스는 세계유수의 회사가 벤치마킹하는 회사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세계적으로 성공한 기업들은 조직구조 시스템등을 강조하는게 아니라 사람(people) 일의 절차(process) 기업과 개인의 목표(purpose)라는 3P를 중시하는 기업이라는게 세계적 전략경영학자인 런던비즈니스스쿨의 수만트라 고시알교수의 분석이다.

로커스의 이같은 독특한 조직실험은 이 이론이 한국에서도 적용되는지를 가늠해볼 수 있는 사례라고 볼 수 있다.

< 안상욱기자 sangwook@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