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사기로 유명한 제록스(Xerox)는 올해 포천지 선정 5백대 기업중 87위에 오른 초대형 다국적 기업이다.

99년에 1백92억3천만달러의 매출과 14억2천만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쾌적한 작업환경과 우수한 사내복지에 힘입어 지난해 머니 매가진에 의해 1백대 기업중 종업원에게 혜택을 가장 많이 주는 3번째 회사로 뽑히기도 했다.

제록스는 지난59년 모델 914 복사기를 만들어 출시한 뒤 경쟁자 없이 독주해왔었다.

그러나 저가의 일제 소형복사기에 밀리기 시작했다.

지난70년만해도 96%였던 시장점유율이 80년대 초에는 40%까지 하락하는 위기를 맞았다.

지난77년 IBM에서 스카웃된 데이빗 컨즈(D.Kearns)대표는 근로자 참여경영 제도를 도입했다.

81년 제록스와 이 회사 노조는 공동으로 QWL(QUality of Working Life)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실시했다.

컨즈 대표가 금요일 오후에 마련한 노사간 비공식적인 간담회 자리에서 노조 간부와 경영진들은 회사의 경쟁력을 점검하고 미래의 투자계획,고용전략을 의논했다.

그뒤 제록스는 후지제록스로부터 일본식 TQM(Total Quality Management)과 조직혁신방안을 받아들였다.

결국 일본을 눌렀다는 의미에서 미국의 사무라이(American Samurai)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렇지만 최근 경영이 다시 어려움을 처하면서 종업원의 50%를 감축하고 이만큼의 일감을 하청회사나 멕시코로 옮기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경영혁신의 필수요소는 고용안정이다.

정리해고와 경영혁신을 동시에 진행하는 것은 무척 어렵다.

노조가 있는 기업이라면 작업장 혁신과 관련해 해당 노조의 리더쉽을 얻어내야만 원하는 성과를 거둘수 있다.

이주희 <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