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이 조기에 종결될 수 있었던 데는 조합원들의 참여도가 예상밖으로 낮았다는 이유가 있다.

금융감독원은 11일 결근한 은행원이 약 1만5천명으로 전체 조합원의 18.6%에 불과했다고 발표했다.

조합원들의 열기가 식으면서 집행부의 협상력이 극도로 약화됐다는 지적이다.

조합원들이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것은 무엇보다도 각 은행마다 구조조정을 보는 시각이 달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날 1백%의 출근율을 보인 주택은행 조합원들의 경우 협상의 가장 큰 현안이었던 금융지주회사 제정과 구조조정 대상에서 벗어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금융구조조정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데 구태여 파업에 참여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찌감치 파업불참을 결의한 하나 한미 신한의 조합원들도 지주회사와는 무관한데다 대부분 구조조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이들 우량은행의 파업불참은 같은 우량은행으로 분류되는 국민은행에도 영향을 미쳐 본점 직원들의 파업불참 선언으로 이어졌다.

제일은행은 금융노조 활동에 적극 참여해오면서 피해를 많이 봤다는 판단에서 반대론이 거셌던 것으로 알려졌다.

평화은행은 근로자 전문은행으로 독자생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파업에 불참을 선언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무엇보다 참여도를 떨어뜨린 것은 이번 파업이 명분을 갖지 못한다는 것을 노조원 스스로 잘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