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드러커 교수는 현행 영업방식으로는 제 아무리 훌륭한 세계 최고 수준의 금융회사도 조만간 사망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혁신 아니면 죽음뿐"이라며 금융회사들이 21세기에 살아남는 방도 세 가지를 제시했다.

첫째는 세계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면서도 그동안 무시돼 왔던 중산층에게 원스톱 종합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라는 것이다.

둘째는 세계 경제의 주축인 중규모 기업들에게 재무관리를 대행해 주는 금융업 아웃소싱을 하라는 것이다.

셋째는 세계화 추세속에서 갈수록 환 위험에 노출되는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외환보험서비스를 제공하라는 것이다.

드러커 교수는 최근 30년간 금융업계에서 이룩된 혁신은 단 한건도 없다면서 자칭 "과학적"이라고 하는 파생상품들은 상습 도박꾼들이 늘 얘기하는 "나만의 과학적 베팅법"과 하등 다를 바 없다고 혹평했다.

그는 또 50년대의 기업연금펀드와 60년대의 유러달러,유러본드,신용카드,글로벌뱅킹,그리고 정보사업 정도만이 금융계의 혁신다운 혁신이었다고 지적하고 이후엔 혁신없이 30년 동안 금융업은 특색없이, 따라서 이윤도 있을 수 없는 "일용서비스( commodity )"성 산업으로 전락했다고 개탄했다.

드러커 교수의 잣대로 따지면 한국 금융계의 현주소는 서양의 60년대 초 수준에도 이르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신동욱 전문위원 shin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