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닷컴기업 창업자들의 부모고용이 붐을 이루고 있다.

20-30대가 대부분인 창업자들은 나이든 부모의 경험과 조언이 필요한데다 인터넷 회사들의 파산에도 불구,여전히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고용되는 부모는 관련기업 등에서 퇴직한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그들의 기술과 경험은 자식에겐 "최고의 선물"이다.

IBM에서 수년간 소프트웨어 기술자로 근무했던 루실레 리(67)는 지난해초 온라인에서 가상미팅공간을 제공하는 이서클스닷컴(eCircles.com)의 이사를 맡아 1주일에 60~70시간씩 일하고 있다.

"엄마 저좀 도와주세요"라고 애걸하는 아들 프레스코트(38)의 간청을 뿌리칠수 없었다.

루실레 리는 집에서 1주일에 한두번씩 회사업무에 대해 최고경영자(CEO)인 아들과 격의없이 논의하고 필요한 조언도 한다.

데이터베이스 디자이너인 조시에 해론(55)도 실리콘밸리에 전자상거래회사 "머큐리2"를 세운 딸을 돕기위해 지난 1월 플로리다에서 이곳으로 이사했다.

경우는 좀 다르지만 최근엔 마이크로소프트(MS) 빌 게이츠회장의 아버지 윌리엄(74)도 아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미국최대 자선재단인 "빌앤드메린다재단"의 공동회장을 맡고 있다.

자식을 돕다 "떼돈"을 번 부모도 많다.

부동산담당 변호사였던 로버트 벨(61)은 지난 1995년에 아들 마크(32)가 회장겸 CEO로 있는 인터넷구축회사 글로빅스에 영업담당 부사장으로 합류했다.

회사는 지난 96년 기업을 공개했고 로버트가 스톡옵션으로 받은 주식은 현재 1억8천5백억달러(2천1백억원)어치에 달한다.

닷컴기업 창업주들의 이같은 "부모 영입"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

사내에서 자유로운 의사흐름이 억제돼 기업의 역동성이 저해될수 있기 때문이다.

<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