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에 하반기 "유동성 장세"가 올 것으로 예상하는 낙관론자가 하나둘씩 늘고 있다.

유동성 장세란 주식시장으로 돈이 몰리면서 주가를 밀어올리는 현상을 일컫는다.

유동성 장세에 대한 전망은 2백조원에 달하는 시중 부동자금이 7월이후 제자리를 찾아갈 가능성에 근거하고 있다.

시중자금의 단기 부동화를 몰고왔던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서서히 해소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은행.투신권의 부실규모 공개, 이달부터 시행된 채권시가평가제도, 금리하향 안정세, BBB급이하 회사채 거래에 따른 자금경색국면 완화등.

이같은 굵직굵직한 사안은 한결같이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효과를 낳을 것이란 설명이다.

김석규 리젠트자산운용 상무는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점차 해소되고 금리안정세가 이어지면 시중 부동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대거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연 7~8%의 금리를 받으면서 은행에 단기적으로 예치해 놓았던 부동자금이 고수익을 찾아 직접투자와 간접투자 형태로 증시주변으로 몰려들 것이란 얘기다.

하반기 주식 공급물량 부담이 줄어든 것도 유동성 장세를 점치게 하는 요인이다.

주식형.뮤추얼펀드의 대규모 환매, 유무상증자 물량이 쏟아지면서 상반기 내내 시장은 수급 압박을 받아왔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펀드환매 압력 완화, 대기업 유상증자 감소, 정부의 코스닥시장 공급물량 조절 등으로 공급부담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 대우 동원증권 등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이같은 수급구조를 고려, 하반기 종합주가지수가 1,000 고지를 넘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하반기 수급상황을 점검해 본다.

<> 공급물량은 서서히 감소 =상반기 거래소시장에서의 유상증자 물량은 약 2조2천9백억원.

지난 한햇동안의 33조4천3백억원의 10분의 1에도 못미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내내 물량압박에 시달린 것은 투신사들의 주식매도 공세 때문이었다.

상반기중 주식형수익증권및 뮤추얼펀드에서 환매된 자금은 15조원을 넘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환매자금을 마련하느라 투신권은 거래소시장에서 무려 6조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그러나 7월이후 거래소시장의 수급은 다소 호전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투신권의 환매가 주춤해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 투신권의 매도공세는 지난 5월에 피크를 이룬 뒤 6월들어 크게 줄었다.

상장기업 유무상증자의 경우 상반기보다 다소 늘어날수 있으나 시장에 부담줄 정도는 아닌 것으로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다.

동원경제연구소는 하반기중 회사채 만기도래 물량이 27조8천억원에 달하지만 이중 대부분은 차환발행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회사채를 상환하기 위해 상장사들이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할 자금 규모는 대략 3조~5조원에 그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코스닥시장은 상반기 유상증자 물량이 3조5천9백억원이었다.

이는 99년의 2조4천2백억원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다.

무상증자는 무려 5조8천억원에 달했다.

거래소시장과 달리 기업공개와 유무상증자가 수급압박의 최대 요인으로 작용했다.

동원경제연구소는 현 주가 수준이 유지된다면 하반기 유무상증자 물량은 5조원대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 수요기반은 확대추세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수급악화의 주범이었던 투신권(간접투자 시장)의 자금사정이 7월부터 개선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투신사로 자금이 환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특히 7월중 시판되는 비과세상품과 주식형 사모펀드는 벌써부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한투신 분당지점의 김영진 지점장은 "투신사들이 펀드를 클린화하고 부실규모를 모두 공개하자 고객들의 불안감이 크게 누그려졌다"면서 "비과세 상품을 중심으로 신규 투자를 문의하는 고객들이 최근들어 부쩍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비과세 상품은 예약분만 이미 투신권 전체로 5천억원을 넘었다.

삼성투신운용은 비과세펀드에 최소 3조~5조원의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했다.

비과세펀드는 대부분 채권형이어서 주식투자와는 큰 관계가 없다.

그러나 투신권 전체의 유동성이 늘어난다는 점에서 증시 수급에 큰 도움을 줄 것이 확실시된다.

이와함께 특정종목을 50%까지 편입할수 있는 주식형 사모펀드에도 최근 상장기업의 가입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 2주동안 투신사들이 순매수에 나서고 있는 것도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개인과 외국인들의 움직임도 수급에 우호적이다.

금리안정세가 이어지고 주가가 상승세로 돌아설 경우 개인의 부동자금이 증시로 한꺼번에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외국인의 경우 올들어 6월말까지 무려 9조원을 순매수했다.

최근들어 매수강도가 다소 둔화되고 있지만 갑작스럽게 "팔자"로 돌아설 가능성은 희박하다는게 증권업계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