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30일 일본계인 노먼 미네타(68)전 하원의원을 상무장관으로 지명했다고 발표했다.

미네타 지명자가 상원의 인준을 받을 경우 그는 미국 행정부 각료로 등용되는 첫 아시아계가 된다.

클린턴 대통령은 앨 고어 부통령의 선거본부장을 맡아 장관직을 사임키로 한 윌리엄 데일리 장관의 후임자를 발표하면서 "아시아태평양계 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미네타를 장관에 지명함으로써 그가 갖고 있는 일련의 "최초" 기록을 더 늘리게 돼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트렌트 로트 상원 공화당 원내총무도 "훌륭한 선택"이라고 말해 미네타 내정자에 대한 상원 인준은 쉽게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네타 내정자는 1900년대에 미국으로 이민온 일본인 부모에서 태어난 이민 2세.민주당 소속으로 캘리포니아주 실리콘 밸리에서 21년 동안 하원의원으로 일했다.

하원 예산위원회와 정보위원회에서 활약했고 지난 93년에는 교통위원장으로 선출돼 공항과 항공기 안전 문제 전문가로서 경륜을 쌓았다.

이때의 경험으로 지난 95년 정계 은퇴후 방산업계의 거물인 록히드 마틴에 영입돼 그동안 선임 부사장으로 일해 왔다.

주요 업적으로는 지난 98년 미.일 배상법 통과를 주도한 것이 꼽힌다.

이 법 통과로 2차대전 당시 일본계 미국인의 강제 격리에 대한 미국의 공식 사과와 함께 생존자당 2만달러씩의 배상을 이끌어냈다.

그는 자신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12만여명의 다른 일본계 미국인들과 함께 와이오밍주의 수용소에 격리된 경험을 갖고 있기도 하다.

김선태 기자 orc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