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터넷 선두기업들의 주가가 "별 볼일없는" 애널리스트들의 말한마디에도 크게 휘청거리는 등 닷컴기업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급속도로 약화되고 있다.

미국을 대표하는 2대 닷컴업체인 아마존과 야후의 주가는 최근들어 형편없이 떨어지고 있다.

아마존의 경우 지난 23일 하루동안 무려 19%나 주가가 빠졌다.

레만 브라더스의 전환사채 분석가인 래비 수리아라는 사람이 아마존의 신용에 의문을 제기하자 주가는 추풍낙엽의 신세가 됐다.

그는 "아마존의 현금흐름이 좋지 않아 운전자금 축소되고 있으며 부채증대로 신용이 저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마존의 채권가격에는 내재적 위험이 반영돼 있지 않다며 전환사채 매입을 회피하라고 권고했다.

야후 주가역시 지난주 동안 15%가까이 내렸고 이번주 들어서도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야후에 타격을 미친 분석가는 레만 브라더스의 홀리 베커라는 사람으로 그는 향후 야후의 수입증가율이 둔화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사실 지난해부터 닷컴기업에 대한 "거품론"이 꾸준히 제기돼 왔고 기업의 주가가 내리는 것은 주식시장에서는 늘 있는 일이다.

문제는 최근 월가에서는 다른 닷컴기업들의 주가가 폭락세로 돌아설 때도 상대적으로 주가하락폭이 적었던 인터넷대장 주식들마저 힘없이 무너지고 있다는데 있다.

특히 골드만삭스의 애비 조셉 코언 정도의 비중있는 분석가도 아닌 일개 애널리스트의 말한마디에 대장주의 주가가 폭락한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최근까지만 해도 웹 혁명의 선봉에 서있던 대형 인터넷업체들은 투자의 안전지대로 간주돼왔다.

지난 3월 인터넷업체를 비롯한 기술주들이 주식시장에서 약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투자자들은 대형 인터넷주식에 계속 집착해왔다.

월가에서도 이들 업체들이 언제쯤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지와 관련한 불투명한 사업모델도 무시해 왔다.

그러나 현재 나스닥시장에서는 가장 견실해 보이는 대형 닷컴주식에 대한 투자조차도 그리 안전해 보이지 않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투자자들은 아마존과 야후에 이어 어떤 주식이 또다시 도마에 오를 것인가를 우려하고 있다.

한편 미국의 한 취업알선 업체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미국의 닷컴 업계에서 지난해 12월 이래 지금까지 5천명이상이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 따르면 이 기간동안 59개 닷컴기업이 5천3백98명을 해고했으며 이들 기업 중 30%는 문을 닫았다.

아마존의 경우도 지난 1월 1백50명의 인원을 삭감했다.

김선태 기자 orc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