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21일 오전 10시30분.

상하이 중심가인 난징루(南京路)에서 잡아탄 택시는 푸동(浦東)으로 가는 황푸강(黃浦江)밑 터널입구에서 움직일줄 모른다.

출근시간의 교통전쟁을 치른지 한참 지났지만 상하이 따중(大衆)택시 운전사 구(顧)씨는 당연하다는 듯 덤덤한 표정이다.

"통행료가 없어진후 푸동으로 들어가는 길목엔 출퇴근시간이 따로 없다"

상하이 시정부는 지난 5월1일부터 상하이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황푸강 서쪽의 구도심과 동쪽의 신시가지인 푸동을 잇는 세개의 강밑 터널과 두개의 다리에서 걷던 15위안(약 1천8백원)씩의 통행료를 없앴다.

푸동개발을 촉진하기 위해서다.

이후 푸동으로의 교통량이 30%이상 늘면서 "중국의 미래"인 푸동은 상하이인들에게 한발짝 "현재"로 다가왔다.

터널을 빠져 나오는 순간 홍콩의 별칭을 훔쳐온 푸동의 상징 "동방명주(東方明珠)탑"이 눈에 들어온다.

아시아 최고의 TV수신탑인 동방명주탑은 높이가 4백68m.

조금 더 달리자 4백21m의 88층짜리 진마오(金茂)빌딩을 비롯한 초고층 빌딩들이 펼쳐진다.

이 일대가 바로 푸동의 노른자위인 루자쭈이(陸家嘴) 금융무역구.

이 곳의 한복판에 자리잡은 궈타이(國泰)증권사 객장.

50여평 남짓한 객장은 투자자들로 발디딜틈조차 없다.

투자가 다이췐바오(43)씨는 "주식을 모르면 상하이 사람이 아니다"고 말한다.

상하이시 증권사의 주식계좌수는 5백24만개.

상하이(인구 1천3백여만명) 시민 10명중 4명이 주식에 손을 대고 있는 셈이다.

중국 자본주의의 본산인 상하이는 지금 또다른 변환점을 맞고 있다.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이다.

상하이시 정부 대외경제무역위의 쑹진뱌오 부주임은 "WTO 가입이후 중국의 미래는 상하이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WTO의 위력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작년 11월 중국과 미국간 WTO 협상 타결로 중국의 WTO 가입이 기정 사실화된 후 외국기업들의 상하이행(行)이 부쩍 늘었다.

지난 1.4분기에만 모두 3백90개 외국기업이 9억달러를 투자했다.

푸동 중심가 스지다다오(世紀大道)변에 있는 포스코플라자 빌딩.

한국의 포스코개발이 1억5천만달러를 투자해 작년 가을 완공한 38층 규모의 첨단인텔리전트 빌딩이다.

최악의 부동산 불경기때 완공된 탓에 임대에 애를 먹었다.

작년말 입주율은 10%에도 못미쳤다.

"그러나 올들어 상황이 바뀌었다"는게 박래권 포스코개발 상하이본부장의 설명이다.

그는 "WTO 수혜업종인 정보통신 금융 생명공학 등의 분야에서 입주상담이 밀려들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외국기업이 상하이로 다시 몰려드는 것은 WTO시대 중국의 핵심부를 공략하자는 의도에서다.

미국 컨설팅업체인 아더 앤더슨의 알버트 K 엔지 중국본부장은 "서방기업들은 상하이를 거점으로 중국시장을 넓혀 나가겠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상하이=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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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하이 약사 ]

<> 1842년 =영국과의 아편전쟁후 난징(南京)조약에 따라 개항
<> 1845년 =영국에 북부지역 조차 허용
<> 1848/1849년 =미국과 프랑스 상하이에 조차지역 설치
<> 1949년 =중국공산당 5월27일 상하이 장악
<> 1984년 =중국 연안지역 14개 개방시에 포함
<> 1990년4월 =푸둥(浦東) 개발 시작
<> 1999년 =''포천 500회의'' 개최
<> 2000년 =''제11회 아시아 소사이어티 회의'' 개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