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부터 투신(운용)사의 상품분류기준이 바뀜에 따라 ''혼합형''이라는 생소한 이름이 붙어 있는 펀드들이 대거 등장했다.

주식혼합형 채권혼합형 등 언뜻 들어서는 어떤 성격의 상품인지가 모호하다.

주식형 채구너형 등 친숙한 용어들도 여전히 사용되지만 이것도 이전과는 분류기준이 다르다.

투신협회에서 집계되는 수탁고 추이 자료도 이 기준에 의해 재분류, 공시되고 있다.

새로 시행되는 펀드분류기준에 대해 알아본다.

<> 왜 바뀌었나 =지금까지는 공사채형과 주식형으로 크게 양분됐다.

주식형은 주식의 편입정도에 따라 안정형 안정성장형 성장형으로 세분됐다.

펀드내에 주식이 한주라도 포함돼 있으면 주식형으로 분류됐다.

그외 펀드는 모두 공사채형으로 취급됐다.

분류기준이 간단하다는 장점은 있었지만 이런 기준으로 인해 일부 기관투자가들이 주식형 펀드에 가입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제기되면서 변경논의가 활발해졌다.

회사내규상 주식형 펀드 가입을 제한하고 있는 기관의 자금을 끌어 들이자는 의도가 깔려 있는 셈이다.

또 기존 주식형 펀드의 경우 약관에 주식편입비율을 20~90%로 규정,투자자들이 펀드의 리스크를 예측하기 힘들었다.

펀드별 운용실적을 정확하게 평가하는 데도 걸림돌로 작용,이번에 분류기준을 바꾸기로 했다.


<> 어떻게 변경됐나 =크게 주식형 혼합형 채권형으로 구분된다.

혼합형은 다시 주식혼합형과 채권혼합형으로 양분된다.

신탁자산 총액의 60% 이상을 주식(주가지수선물과 옵션포함)에 투자하는 상품은 주식형으로,주식을 편입하지 않으면서 채권에 60% 이상 투자하는 펀드는 채권형으로 정의된다.

이 두가지 기준에서 벗어나는 상품은 모두 혼합형으로 묶었다.

이중 주식혼합형과 채권혼합형의 구분은 주식편입비율 50%를 기준으로 삼았다.

즉 약관상 주식의 최고편입비율이 50% 이상인 경우는 주식혼합형으로,그 이하인 상품은 채권혼합형으로 분류했다.

이에 따라 기존 성장형 펀드는 대부분 예전과 같이 주식형이라는 이름이 붙은 채 통용된다.

종전의 안정형 안정성장형 상품과 하이일드펀드 CBO펀드는 혼합형으로 분류된다.

기존에 설정돼 있던 펀드도 모두 이 기준으로 재분류,수탁고에 반영한다.

새 분류기준에 의한 수탁고는 14일 현재 주식형 35조5천억원,혼합형 29조4천억원,채권형 19조6천억원이다.


<> 가입때 주의점은 =우선 약관을 잘 살펴야 한다.

채권에 우선적으로 투자하되 증시상황에 따라 주식에도 투자하는 펀드를 찾고 싶은 사람이 채권형펀드에 가입하면 낭패로 끝나고 만다.

약관상 채권형은 주식에 투자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혼합형일땐 더욱 주의를 요한다.

생소한만큼 한번 더 확인하는 수고로움이 필요하다.

따라서 펀드에 가입하기에 앞서 창구에서 자신이 원하는 펀드가 어떻게 분류돼 있는지를 꼼꼼히 따져야 한다.

그런 다음 약관을 살펴보고 상품을 골라야 한다.

그렇지만 주식형 혼합형 채권형 할것없이 운용사의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은 종전과 다를 게 없다.


<> 문제점은 없나 =투신(운용)사의 일부 관계자들은 변경된 기준의 취지는 납득이 되지만 판매와 운용면에서는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주식형 펀드나 혼합형 펀드의 경우 약관상 주식편입비율을 일정수준(60%)내외에서 유지해야 하는데 증시가 급등락하는 상황에서는 이를 지키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물론 어느 정도의 융통성은 있겠지만 어차피 지키기 힘든 규정을 약관에 명기할 필요가 있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점을 나타내고 있다.

안재석 기자 yagoo@ 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