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이 운영하는 인터넷쇼핑몰의 상품 가격이 대부분 실물 매장가와 동일해 소비자들이 인터넷쇼핑몰의 최대 강점이랄 수 있는 저렴한 가격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쇼핑몰의 경우 유통단계를 크게 축소할 수 있기 때문에 실물 매장가보다 당연히 저렴할 것이라는 소비자들의 인식과 달리 실제는 가격차가 거의 없어 결국 상대적으로 비싸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이 운영하는 인터넷쇼핑몰(www.lotte.shopping.co.kr)은 여성용 향수 조르지오 아르마니 오드퍼퓸(50ml)을 7만5천원에,미백화장품 헬레나 루빈스타인 화이트닝UV30(30g)을 4만5천원에 각각 판매해 실물매장가격과 동일했다.

삼성 지펠냉장고(7백75ml,SR-S7850M)의 경우는 인터넷쇼핑몰 판매가격이 1백75만2천1백원으로 오히려 실물 매장가(1백73만2천원)보다 2만원 정도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백화점 인터넷쇼핑몰(www.e-hyundai.com)은 가네보 화장품의 불가리 쁘디마망 오드뜨알렛(1백ml)을 5만3천원에,AGT콘센트레이트(30ml)를 20만원에 각각 판매해 실물 매장가와 차이가 없었다.

LG완전평면TV(29인치,CN-29Q1C)의 경우는 인터넷쇼핑몰의 판매가격이 93만원으로 오히려 4만원 가량 더 비쌌다.

신세계백화점의 인터넷쇼핑몰(cybermall.co.kr)은 태평양의 백화점 브랜드인 헤라의 거의 모든 상품을 실제 매장가와 동일하게 판매하고 있다.

헤라 수퍼하이드라 크림을 4만5천원에,헤라 어체인져블세럼을 6만원에 똑같이 팔고 있다.

삼성냉장고 SR5139M과 SR519SM도 76만8천원과 73만6천원에 각각 판매해 실제 매장가격와 차이가 없었다.

SR2719D의 경우는 인터넷쇼핑몰이 39만2천원으로 오히려 1만원 가량 더 비쌌다.

백화점들이 이처럼 인터넷 쇼핑몰과 실물 매장가를 같게 책정하다보니 여타 전문쇼핑몰에 비해 가격 경쟁력면에서 크게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삼성냉장고 SR2719D의 경우 현대와 신세계 인터넷쇼핑몰은 39만원과 38만1천원에 각각 판매하고 있지만 아이넷쇼핑 등 전문몰들은 35만원대에 판매해 3만원 가량의 가격차를 보였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입점업체들의 반발에 부딪혀 온.오프라인 매장간 동일한 가격을 적용해왔다"며 "그러나 업체들을 설득해 가격과 상품을 차별화해나가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는 "전체 매출에서 인터넷쇼핑몰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1%도 채 안되는 상황에서 인터넷쇼핑몰이 백화점내 사업부문으로 남아있는 한 쇼핑공간이라기보다는 백화점을 홍보하는 홈페이지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며 "상품 및 가격 차별화나 별도 법인 설립 등을 통해 보다 공세적인 마케팅을 펼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수찬 기자 ksc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