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뜨고 있다.

분단 55년만에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지면서 북한노래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북한음식점이나 북한물산전을 찾는 사람이 급증하는 등 북한 문화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포스닥 주가가 연일 급등하고 대학가에서는 북한 농촌봉사활동과 남북 학생축구대회가 시도되는 등 "북한 신드롬"이 거세게 일고 있다.

북한 가요 "반갑습니다"는 순식간에 "인기가요"로 부상했다.

이 노래는 남북 관련행사에 북한측 인사가 부르는 대표곡.

지난해부터 금강산관광객이나 북한공연 연예인 등의 입을 통해 전해지기 시작하다 북한예술단의 공연으로 친숙해졌다.

요즘 핸드폰 벨소리로 이 노래를 사용하는 젊은이들이 급증하는 데서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14일 현재 다운로드 건수는 모두 5천7백89건으로 지난달 순위 21위에서 이달 초부터는 12위로 껑충 올라섰다.

또 90년대초 유행했던 북한가요 "휘파람"도 대학생을 비롯한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가 수직상승하고 있다.

휴대폰 벨소리 제공업체인 체인지벨의 한 관계자는 "15일부터는 ''휘파람''도 벨소리 목록에 올리기로 했다"면서 "앞으로 ''우리 아빠 제일 좋아'' ''다시 만나요''등의 북한 노래도 추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북한가요를 부를 수 있는 사이버 노래방도 등장했다.

인터넷음악방송국 핫웨이브(www.hotwave.net)는 14일부터 10여곡의 노래를 제공하고 있다.

북한영화 상영도 잇따르고 있다.

인천민예총은 16일 인천종합문예회관에서 개막되는 "제5회 황해예술제"에서 5편의 북한 영화를 무료로 상영할 예정이다.

이번에 상영되는 북한 영화는 "춘향전","봄을 안고 사는 처녀들","도시처녀 시집와요","불가사리",만화영화 "호동왕자와 낙랑공주"등이다.

이중 "불가사리"는 지난 86년 조선예술영화촬영소에서 신상옥 감독이 연출한 SF(공상과학)영화다.

남북정상의 이번 만남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보여준 거침없는 행보에 힘입어 사이버 주식시장인 포스닥에서 김 위원장의 주가는 연일 상한가를 치고 있다.

주당 5만2백원에 공모, 지난 13일 상장된 김정일주는 연이틀째 상한가를 기록해 6만7백42원을 기록했다.

상승률은 무려 34.3%.

교보문고 등 대형 서점에서는 지난 주부터 ''김정일 100문 100답'' ''김정일 통일전략'' ''현대 북한의 지도자''등의 책자가 정치.사회관련 베스트 셀러 자리를 휩쓸고 있다.

또 벤처기업들 사이에서 북한을 패러디한 광고가 붐을 이루고 있다.

대학가에서도 북한교류 움직임이 분주하다.

경북대총학생회는 올 여름방학 때 북한에서 농촌봉사활동을 펼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총학생회는 "통일농활"로 이름 붙인 이 행사를 오는 8월중 실시할 예정이다.

이같은 사회전반의 분위기를 반영하듯 14일 임진각과 오두산 통일전망대 등에는 실향민들의 발길이 크게 늘었다.

이에따라 그동안 문을 닫아두었던 경기도 연천군의 열쇠전망대(일명 종각OP)도 7월부터 일반인들에게 다시 개방키로 했다.

<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