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전자는 "빅딜"(사업맞교환)의 최대 수혜 기업이다.

LG그룹으로부터 반도체를 넘겨받아 굴지의 반도체메이커로 거듭난 것.

몸집이 커져 부담스런 면이 적지않았으나 주생산품인 D램이 호황기에 접어드는 행운을 얻어 발걸음이 가볍다.

생산능력이 늘어나 수요에 대처하기는 쉽다.

그러나 덩달아 "시집"온 부채는 부담스럽다.

정몽헌 회장 등 오너가가 손을 떼겠다고 밝혀 "나홀로 경영"이 시험대에 올랐다.

막대한 투자가 지속돼야 하는 업종 특성상 대규모 투자자금이 물흐르듯 흘러야 하기 때문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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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전자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주식이다.

올들어 9천만주 정도를 순매수했다.

삼성전자에 못지않다.

그러나 주가는 횡보세를 면치못하고 있다.

최근의 반등장세가 시작된 지난달 29일에는 주가가 52주 최저가인 1만2만8백50원까지 가라앉았다.

"그 날"이후 9일간 연속 오름세를 타면서 2만2천4백원으로 치솟았다.

외국인들이 지속적으로 "사자"에 나서고 있으나 주가는 오르내리기를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열린 경영"을 모토로 내건 박종섭 사장을 만나 궁금증을 풀어봤다.

-외국인의 매수세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오르지 못하는 이유는.

"가장 큰 이유는 국내 기관과 일반인의 매도물량 때문이다.

현대전자 자체의 성장성보다는 최근 불거진 그룹 이슈와 투신문제 등을 통해 현대전자를 평가하려는 것 같다.

반대로 외국인들은 현대전자의 기술력과 성장성,그리고 변신노력 등을 보고 투자한다.

단기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외부요소보다는 기업의 근간이 되는 영업성과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기업가치에 비해 저평가돼 있는 주식을 매입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적정 주가를 얼마로 보는가.

"올해 현대전자 순이익은 약 1조1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바탕으로 한 주당 순이익은 2천2백50원이 된다.

현대전자와 비교가능한 미국의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경우 매출이나 수익성 측면에서 현대전자보다 앞서지 못하나 시장가치는 약 44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현대전자보다 5배정도 크다.

외국인들이 현대전자 주식을 좋아하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또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는 점을 반증하는 대목이다"

-올들어 외국인들이 현대전자 주식을 얼마나 샀나.

"약 9천만주 사들였다.

평균 매입단가를 2만원으로 산정할 경우 2조원대에 육박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외국인 지분율도 지난 1월7일의 10%선에서 현재 30%정도로 급증했다"

-지난 1.4분기 실적과 올해 전망은.

"1.4분기 매출은 2조2천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47%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동기대비 3배이상 늘어난 3천2백30억원에 달했다.

이에따라 올해 전체로는 매출 10조원,당기순이익 1조1천억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은 지난해 대비 60%이상,순이익은 5배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LG반도체와의 합병과정에서 차입금이 크게 늘어 짐이 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있다.

"차입금이 지난해 10월의 합병당시 12조4천억원에서 올 4월말 현재 9조원으로 줄었다.

3조4천억원정도를 감축시켰다.

추가적인 외자유치와 자산매각 등을 통해 연말에는 7조원대로 떨어뜨릴 예정이다"

-외자유치 방안은.

"이미 외국계 증권사와 미국 연기금펀드 등을 통해 2억달러 가량의 외자를 유치했으며 전략적 제휴를 위한 파트너를 영입,자본 참여 등을 유도할 방침이다"

-영업환경은 어떤가.

"지난 95년 D램경기가 피크에 오른 뒤 3년간 하강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다시 호경기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많다.

세계 최대의 반도체시설을 바탕으로 이번 호경기의 혜택을 충분히 볼 것으로 본다"

-품목 다양화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는데.

"지금은 D램경기가 호황기에 들어서 수익성이 호전되고 있다.

그러나 경기사이클 변동에 대비하기 위해 S램,플래시와 시스템IC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특히 대부분의 제품들이 기존 D램 생산라인을 추가투자없이 사용할 수 있어 생산라인의 효율성을 극대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구조조정을 강력히 추진해 왔다.

진행과정은 어떤가.

"이미 전장사업부는 현대오토넷으로 분리했고 이달안에 모니터사업부도 분사시킬 계획이다.

앞으로는 반도체 통신 LCD 등 3개 사업부에 모든 역량을 집중시킬 것이다.

분사된 사업부도 자체적인 독립성을 유지하기 위해 사업 전문화를 추구할 것으로 보고있다.

또 무수익자산은 과감히 처분할 계획이다"

-IR(기업설명회)가 중요시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해외투자자 유치에 힘써왔으며 올해는 투자자들에 대한 IR에 힘을 쏟고 있다.

분기실적을 바탕으로 1년에 4번이상 국내 투자자들을 찾겠다.

투명경영을 위해서다"

< 남궁 덕 기자 nkduk@hankyu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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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전자

*설립일 : 1949년10월
*상장일 : 1996년 12월
*업종 : 전자
*결산일 : 12월
*주요주주 : 현대중공업 9.35%, 현대상선 10.88%, 정몽헌 1.7%
*외부감사 : 삼일회계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