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지표금리가 하락하는 가운데 기업이 자금난을 겪는 등 자금시장에 착시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금융 및 기업 구조조정이 늦어질 경우 신용경색이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전철환 한은 총재는 8일 금융통화위원회가 끝난뒤 기자회견을 갖고 "금융시장 안정에 중점을 둬 6월중 콜금리를 현수준인 연 5%에서 동결키로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 총재는 기업들이 겪고 있는 자금난과 관련, "회사채와 CP(기업어음) 등 직접 금융시장이 위축된데다 금융시장 불안으로 기업신용도에 따른 금리 차별화 현상이 심화돼 6~30대 기업중 신용도가 낮은 일부 업체가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은행 대출이 늘고 있는데다 기업들의 평균 당좌대출 소진율도 21.9%의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어 지표상으론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전 총재는 "구조조정이 지연돼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장기간 해소되지 않을 경우 금융기관의 여신이 위축되며 신용경색이 다시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같은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선 금융 및 기업 구조조정을 투명하고 신속하게 추진,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조속히 제거하는 일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