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도 예전만 못하다.
지인들의 죽음으로 자신의 죽음을 생각하게도 되고, 아무리 생각해봐도 더이상 사회에 기여할게 없는 것같아 은퇴 시기를 한번쯤 떠올려보게 된다.
앞으로 의학이 발달되면 청년기와 장년기의 다리인 중년을 어떻게 넘기느냐에 따라 건강의 질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남성갱년기 치료수단으로는 남성호르몬(테스토스테론)과 성장호르몬을 투여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
그러나 성장호르몬은 값이 너무 비싸 사실상 근접이 어렵고 남성호르몬이 점차 보편화돼가고 있다.
남성갱년기의 특성과 남성호르몬치료에 대해 임승길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와 이영진 포천중문의대 분당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 남성 갱년기의 원인 =남성도 여성갱년기와 마찬가지로 성호르몬의 감소로 인해 갱년기가 온다.
이때는 남성호르몬을 비롯해 성장호르몬, 부신에서 생성되는 DHEA를 포함한 여러 호르몬, 멜라토닌 등이 줄어든다.
이로 인해 인체기능이 서서히 퇴화된다.
가장 중요한 남성호르몬은 일반적으로 20대 이후부터 서서히 줄기 시작한다.
40~55세가 되면 상대적으로 빨리 감소한다.
뇌와 고환의 노화현상도 일어난다.
노화현상과 함께 과도한 음주 흡연 스트레스 영양결핍 영양과잉 비만 등으로 남성호르몬 분비가 감소된다.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간질환 비만 등은 남성호르몬의 기능을 떨어뜨린다.
이는 성인병을 유발하는 악순환이 거듭된다.
<> 남성갱년기의 특성 =여성의 갱년기는 폐경전후에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라디올의 혈중 농도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나타난다.
안면홍조 골밀도감소 우울증 요실금 빈맥 현기증 만성피로 질분비물감소 등의 증상이 눈에 띄게 나타난다.
남성의 경우는 여성과 달리 호르몬의 변화가 서서히 일어나고 개인차도 크다.
특정 나이를 전후로 뚜렷한 임상증상이 나타나지는 않는다.
그 결과 40대이후에는 근육량과 근력이 저하되고 골량이 감소하며 체지방이 증가한다.
특히 말초지방은 감소하는 반면에 몸통 중앙의 뱃가죽이나 장기에는 지방이 축적돼 배가 튀어나오는 복부형 비만이 이뤄진다.
가장 뚜렷한 증후는 질병으로부터 회복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고 식욕저하 불면증이 나타나는 것이다.
정신적으로는 매사에 예민해져 과감하게 결단을 내리지 못한다.
막연한 우울함 불안감 두려움 등을 호소하기도 한다.
삶의 목적과 방향을 잃고 소외감 건망증이 커져만 간다.
성적으로는 성욕감소 발기능력과 성행위에 대한 불안감 자신감결여 등을 호소하게 된다.
<> 남성호르몬 보충요법의 효과 =남성호르몬을 먹는약 주사제 붙이는 팻취제 등으로 보충해 주면 갱년기로 저하된 신체.정신.성기능을 크게 회복할수 있다.
과거에는 주사제밖에 없었으나 지금은 팻취제나 복용약이 나와 치료가 편리하다.
이영진 교수가 작년 4월부터 1년간 30대 이상 2백75명의 남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0대이후에는 테스토스테론의 혈중농도가 매년 0.2%씩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활성형 테스토스테론과 결합해 남성호르몬 기능을 저하시키는 단백질(SHBG)은 30대에 39.11nmol/리터(1nmol/리터는 혈액 1리터에 10억분의 1mol의 단백질이 들어있는 농도), 40대에 41.00nmol/리터, 50대 47.74nmol/리터, 60대 54.89nmol/리터로 연령이 높아질수록 수치가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환자들에게 남성호르몬을 투여한 결과 정신.신체.성기능이 평균 치료전 71.4점에서 치료 6개월후 79.1점으로 개선된 것으로 조사됐다.
<> 주의사항 =갱년기 증상과 혈중 테스토스테론치의 감소세가 완연할때에 한해 호르몬 보충치료가 권장된다.
그러나 전립선암 환자, 악성 심폐기능부전증 환자에게는 금기사항이다.
전립선암을 유발시킨다는 보고는 없으나 전립선암이나 전립선비대증을 악화시킬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연구다.
이밖에 여드름 말초부종 고혈압 울혈성심부전 여성형유방 여드름 체중증가 피부트러블 등을 유발 또는 악화시키는 부작용이 있으므로 치료전에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