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가 유지되면 경제에 보탬이 된다.

기업들은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사업을 벌일 수 있게 된다.

기업의 금융비용 부담이 줄어든다는 얘기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금리가 1%포인트 떨어지면 우리나라 전체 기업의 금융비용은 약 4조원 가량 경감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업들이 막대한 수익을 올린 데엔 저금리가 큰 역할을 했다.

또 저금리는 주가상승을 부추겨 개인의 소비를 보다 자극(wealth effect)하게 된다.

주가가 오르면 기업의 유상증자 또한 원활해져 기업의 부채비율을 빠르게 낮추어 갈 수 있다.

통화당국이 금리를 올리면 증시가 얼어붙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저금리의 이면엔 가시가 도사리고 있다.

금리란 저축에 대한 대가 또는 소비에 따르는 기회비용으로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금리가 떨어지면 자연히 저축이 줄고 소비가 늘어나게 된다.

이는 물가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인플레가 체질화돼 있는 한국경제엔 더욱 그렇다.

뿐만 아니다.

시중 여유자금이 낮은 금리 때문에 주식시장이나 부동산 시장으로 지나치게 흘러가 자산 가격이 거품처럼 부풀려질 수 있다.

지나친 금리하락은 자금운용이 단기화하면서 생산적인 데로 흐르지 않고 투기성 부동자금화하고 결국 경제를 어렵게 만들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한 연구위원은 "지나치게 낮은 금리는 "자산가격상승->인플레심리 확산 및 수입확대->환율불안.금리상승->경제체질 약화->경기침체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최근 저금리에 따른 소비확대로 수입이 폭증하면서 국제수지 목표달성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또 하반기부터 물가상승 압력이 거세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국경제는 초저금리라는 날개를 달고 경제속도를 넘어 비행하고 있다"는 진단은 그래서 나온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