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시장에서 패션쇼핑몰 돌풍을 처음 일으켰던 밀리오레가 3일 명동점(2호점)을 개점, 서울 명동상권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또 이를 계기로 최근 동대문상권에 밀려 ''패션 1번지''의 명성이 퇴색된 명동상권은 앞으로 10대 고객을 대거 맞아들여 ''제2의 중흥기''를 맞이하게 될 전망이다.

명동 세종호텔과 대연각센터 중간지점에 위치한 밀리오레 명동점은 연면적 1만2천평(지상17층 지하7층)규모에 1천5백여개 점포를 보유한 메머드급 쇼핑몰이다.

대규모 문화공연시설과 주차장 시설을 갖춘 점이 특징이다.

신세대 쇼핑객을 겨냥해 옥상에 8백여명이 관람할 수 있는 상설 이벤트장을 마련하고 세종호텔 근처에 7백여대의 차량이 동시에 주차할 수 있는 지상 11층 대형 주차타워도 건설했다.

도.소매판매를 병행하고 심야영업을 하는 점도 다른 패션쇼핑몰과 다르다.

동대문점의 경우 소매고객의 비중이 절대적인데 반해 명동점은 오전 10시30분 개장해 오후 10시까지 일반 소매쇼핑객을 대상으로 영업하고, 오후 10시부터 오전3시는 도매 위주로 운영될 예정이다.

이를 계기로 지난 60-70년대 고급상권으로 통했던 명동상권은 동대문상권과 같은 10-20대 중심의 상권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요즘 명동에는 청소년 고객을 겨냥한 PC매장, 테마카페, 이벤트홀 등이 대거 등장, 10대상권으로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밀리오레와 유사한 패션몰들도 속속 명동에 들어서고 있다.

대표적인 예는 오는 8월 오픈예정인 트림엠(구 삼익악기 자리)과 몰리지(구 한빛은행 자리).이들 쇼핑몰은 밀리오레의 영업전략을 벤치마킹, 심야영업과 신세대고객 유치를 표방하고 나섰다.

명동의 심야상권도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명동에 있는 대부분의 점포들은 오후 7-8시께 문을 닫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패션몰 특수를 겨냥, 심야까지 영업시간연장을 추진하고 있는 점포들이 늘고 있다.

밀리오레 명동점이 성공하기 위해선 입점상인선정 및 상인퇴출시 일어날수 있는 부조리를 막기 위한 깨끗하고 합리적인 상가관리운영원칙이 필요하다는 게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밀리오레 동대문점의 경우 최근까지도 점포임대 및 상가운영권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또 동대문상권과 명동상권이 모두 10대소비자를 주된 고객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동대문점과 명동점간의 제살깎기 경쟁도 우려된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