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현대전자 현대자동차 등 현대그룹 주력 계열사의 주식을 집중 매수하고 있다.

증권업계는 외국인들이 유동성 문제에서 불거진 ''현대쇼크''를 심각하게 우려하지 않고 있다는 반증으로 풀이하고 있다.

30일 주식시장에서 현대전자가 가격제한폭까지 뛰어오르는 등 현대그룹주가 일제히 초강세를 나타냈다.

특히 전자 자동차등 주력 계열사의 경우 외국인이 꾸준히 매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은 지난 10일이후 이날까지 11일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현대전자를 순매수했다.

규모는 1천15만주, 금액으로는 1천6백억원을 넘어섰다.

현대그룹의 유동성 문제가 불거진 지난주 후반이후에도 외국인은 매수세를 지속해왔다.

그러나 현대전자는 국내 기관과 개인이 ''팔자''에 나서면서 약세를 거듭해왔다.

외국인은 또 지난 26일이후 이날까지 3일동안 현대자동차도 순매수하고 있다.

김기태 WI카증권 이사는 "현대문제에 대해 외국인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라면서 "현대문제는 지배구조를 둘러싼 정부와 현대측의 일시적인 마찰로 보는 경향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현대전자 현대자동차등에 대한 외국인 매수세도 일시 충격에 의한 주가하락을 저가매수의 기회를 활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영권 동양오리온투신 주식1팀장은 "현대그룹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계열분리 등 지배구조를 보다 투명하게 만들수 밖에 없으며 그 결과 개별기업으로서 현대전자와 현대자동차에 대한 투자매력은 그만큼 높아진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은 현대전자.자동차를 매집하고 있는 것과 달리 현대건설 현대상선 등은 비중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실적 재무구조등 펀더멘털에 기초로 선별적 사자에 나서고 있다는게 증권업계의 관측이다.

자딘플레밍 메릴린치 등 외국계 증권사들이 현대 사태와 관련,잇따라 낙관적인 분석을 내놓고 있는 것도 "바이 현대"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자딘플레밍증권은 이날 현대관련 보고서를 통해 "현대그룹의 경우 현금흐름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고 기업지배구조의 문제로 본다"며 장기매수 의견을 냈다.

메릴린치증권도 "코리아마켓모니터"를 통해 "현대 문제가 일시적이건 펀더멘털문제이건 정부와 현대 채권은행이 사태의 진전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궁극적으로 위험을 낮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후 현대건설이 외환은행에 3천4백억원어치의 유가증권을 담보로 제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개인들의 매수세가 몰려 현대건설 현대상사 등도 상한가 대열에 합류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