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나 캐나다의 현지 기업에서 인턴사원으로 근무하면서 업무와 실무영어를 익히고 퇴근한 뒤엔 현지인의 가정에서 생활영어까지 익히는 "직무연수(Career Exploration Program)"가 인기를 끌고 있다.

대학생이나 졸업생은 물론 직장인들이 휴학계나 사표를 쓴 뒤 비행기에 몸을 싣고 있다.

일하는 기간 월급이 없어 생돈을 써야 하지만 몸값을 높이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는 "소신파"가 늘어나고 있다.

워킹홀리데이(Working Holiday)나 팜 워킹(Farm Working)등 레스토랑이나 놀이공원 농장 같은 곳에서 일을 하며 약간의 돈을 받는 연수도 있지만 비용이 적게 드는 데 반해 영어나 비즈니스 실무를 배우지 못해 요즘은 직무연수를 택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직무연수 붐=올해초 서울대를 졸업한 김모씨(26)는 적성에 맞는 직장을 찾다가 지난 3월 미국 샌디에이고행 비행기에 탔다.

국제무역회사인 멕스웰테크놀러지사에 인턴사원으로 근무하며 평소 관심이 많았던 무역과 마케팅 실무를 배우기 위해서다.

홍익대에 재학중인 김모(21.여.건축공학)씨도 연초에 휴학계를 냈다.

최근 인테리어디자인회사인 NBBJ디자인(콜럼버스 소재)에서 10개월 연수허가를 받았다.

김씨는 현지에서 건축공학과 관련된 첨단기술을 익힐 계획이다.

삼성물산에 근무했던 고모씨(26.여)는 지난해 가을 휴직계를 낸뒤 현재 LA 근교 KBAK-TV에서 리포터.작가 실무과정을 밟고 있다.

류모씨(28)도 건축설계사를 그만두고 미국 오하이오의 설계회사인 무디-놀란에서 근무중이다.

대학들도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재학생의 "국제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경북대는 올해 "해외인턴쉽"을 도입했다.

지난 4월말 10명을 미국의 호텔과 방송국으로 내보냈다.

올 하반기까지 1백여명을 출국시킬 계획이다.

올해부터 "국제전문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시행중인 계명대도 외국 패션업체나 관련 대학에 인턴 또는 교환학생으로 50명 가량을 내보낼 게획이다.

<>직무연수의 장점=해외 기업에서 인턴사원으로 일하는 직무연수는 전공이나 관심분야에서 일을 하면서 실무 외국어까지 익힐 수 있어 인기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는 업계의 최신조류도 파악할 수 있다.

중산층 가정에 머물며 함께 생활하는 홈스테이(Homestay)를 겸할 경우 완전한 외국생활을 경험할 수 있기도 하다.

연수과정을 마친 뒤 연수기업에서 받은 경력증명서는 취업이나 승진 때 큰 도움이 된다.

국내 기업들도 정기적으로 신입사원을 뽑기 보다는 수시로 "준비된 인재(경력직원)"를 채용하는 추세여서 직무연수는 새로운 취업전략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다만 기본적인 외국어가 가능해야 하고 근무기간중 급여가 지급되지 않아 비용이 많이 드는 게 부담이다.

6개월 연수를 받으려면 최소한 1천만원 이상이 필요하다.

연수희망자가 비자 발급이나 연수기업 선정을 다 처리하는 게 어려운 만큼 이를 도와주는 업체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C.H.I 한국지사(3443-2650),원우GFIC(736-4741),드림써치(514-0505),국제문화교류원(592-7144) 등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C.H.I 한국지사의 박성현 부장은 "비자를 받고 연수업체를 선정하는데 3~4개월이 걸린다"며 "올해 1백명이상의 지원자를 내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승욱 기자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