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비 명문 사립대들이 몰려있는 동북부지역을 찾아와 자녀들의 미국 유학길을 몸소 살펴보려는 본국의 지체 높으신(?) 분들의 뒤치다꺼리를 하느라 본업은 뒷전으로 밀려나기 일쑤다.
그것은 스탠퍼드 UC 버클리 등이 몰려있는 샌프란시스코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과외금지 위헌결정"과 "공교육 붕괴"라는 두 단어의 위력이 미국땅에까지 직접적인 피해를 주고있는 것이다.
자식을 명문대에 보내고 싶은 것은 모든 부모의 공통된 심정.
하지만 동북부 사립명문대 입학은 그야말로 바늘구멍이다.
하버드대의 경우 올해 1천명이 넘는 고등학교 수석졸업생들이 낙방했다.
미국에 고등학교가 6천개가 넘는데 하버드는 1년에 겨우 2천명이 조금 넘는 신입생만 뽑는다.
그러니 전교 수석만으로는 부족하다.
인터넷에 의한 지원이 가능한 지금 이들 대학은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등 전지구촌 준재들의 치열한 경합장이다.
합격을 위해선 학교성적외에 수능(SAT)도 중요한 잣대가 되지만 절대적 기준은 아니다.
올해 SAT만점을 받고도 고배를 마신 학생이 수백명이었다는게 하버드 입학사정담당자의 설명이다.
결국 "하버드입학=학교성적+수능+알파"의 삼박자가 모두 있어야 가능하다.
그래서 명문사립대를 가려는 학생들은 이 "알파"를 챙기기 위한 전쟁에 나선다.
지도자로서의 덕목과 자질을 보여줄 수 있는 "증빙만들기"에 나서는 것이다.
그 대표적 증빙중 하나가 학생회장이나 학교신문 편집장자리다.
이 둘 모두 천부적 언어구사력이 밑받침돼야 가능한 자리임은 말할 것도 없다.
이곳 워싱턴 주변에서 좋은 공립고등학교는 메릴랜드의 휘트먼고교와 버지니아의 랭리고교 등이다.
이 휘트먼고교의 전교수석이 한국학생이다.
그의 SAT 성적은 만점이다.
그 또한 완벽한 구비조건을 위해 "알파챙기기"에 나선 것은 말할 것도 없다.
학교신문편집장 선거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산 넘어 산.
편집장이 되더라도 입학사정 담당자들에겐 필요조건일 뿐이다.
충분조건은 사정하는 사람들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해 있는 것이다.
미국의 대입경쟁 현실은 냉혹하다.
영어준비도 제대로 돼있지 않은 한국 아이들에게 이같은 바늘구멍앞에 서라고 강요하는 건 무모할 뿐 아니라 좌절감만을 중폭시킬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스턴 총영사관을 찾는 한국고관대작들은 하버드에 가서 사진 한장이라도 찍고 가자고 부탁한다는 얘기다.
워싱턴=양봉진 특파원 http://bjGlob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