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불안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이헌재 재정경제부장과 이용근 금융감독위원장이 22일 각각 증권사 사장단회의와 투신사 사장단회의를 가지면서 불안심리 진정에 나섰지만 오히려 역효과만 내고 말았다.

종합주가지수와 코스닥지수는 동반 폭락, 각각 700과 130이 무너졌다.

원화가치 하락세(환율상승세)도 지속됐다.

미국증시하락 유가상승 등 국제적 요인만으로도 가뜩이나 불안한 마당에 금융권 구조조정 지연 등 국내적 요인마저 꼬일대로 꼬여 금융불안 양상은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태가 지속될 경우 경제가 자칫하면 악순환의 수렁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더 늦기 전에 시장을 살릴수 있는 방안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

최근 급등세를 타고 있는 달러에 대한 원화환율은달러당 1천1백20원대를 선에서 당분간 횡보를 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지난주 적극적으로 달러 매수에 나섰던 국내외투자가들이 물량조절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 때문이다.

특히 달러에 대한 엔화환율이 1백6엔대로 강세로 바뀐데 따라 원화강세를 예상한 투자세력들이 달러를 팔고 원화를 사들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당분간은 달러당 1천1백15원에서 1천1백25원사이에서 거래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며 "정부의 개입도 있기 때문에 환율이 상승하더라도 큰 폭으로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월말에 수출입업체의 네고자금이 나오고 5월달 무역수지가 10억-15억달러가량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돼 환율이 안정을 찾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정부의 적절한 달러화 수급조절 정책이 있으면 오히려 수출경쟁력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견해이다.

한국은행 이응백 과장은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이 지금까지 75억달러가량 들어왔지만 이탈하는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며 "최근 시장불안으로 달러수요가 늘어 월말까지는 환율이 오를 것 같지만 이후에는 1천1백20원대에서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국내외 금융시장 불안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환율의 급등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폭락이 멈추긴 했지만 동남아 국가들의 통화불안문제가 말끔히 가시지 않아 재폭발의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국내금융시장 역시 투신과 은행의 구조조정과 새한그룹 워크아웃 등으로 주식시장까지 불안해 외국투자가들이 국내시장을 이탈할 가능성도 간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김준현 기자 ki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