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론으로 주가가 급락하고 금융시장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헌재 재정경제부 장관은 21일 KBS TV에 출연, "경제위기는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며 시장안정을 호소했다.

전문가들은 "강도높게 개혁을 추진하는 것만이 위기론을 진화하는 길"(김광두 서강대교수)이라고 지적한다.

현안별로 시장과 정부의 시각을 짚어본다.

[ 지표/금융불안 ]

<> 거시지표 =거시경제 지표 가운데 가장 불안한 것은 무역수지다.

경기가 회복되면서 수입이 급증하고 국제유가가 뛰면서 내년부터는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올들어 1~4월중 무역흑자는 7억7천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70억9천만달러)의 10분의 1에 불과했다.

더구나 국제유가가 예상을 뒤엎고 다시 배럴당 25달러 이상으로 껑충 뛰었다.

무역흑자 기조가 무너지면 외채가 늘고 이에따라 위기가 재발할수도 있다고 시장은 보고 있다.

이에대해 정부는 무역흑자 규모는 줄어들 것이지만 흑자 기조는 유지해 문제가 없을 것라는 시각이다.

재경부는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수입증가분을 빼면 1~4월중 무역흑자 규모는 29억달러에 달했을 것이라며 수출이 호조세를 지속하고 있어 연간으론 80억~1백억달러 흑자를 낼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에도 흑자 기조는 유지될 것이라는게 정부 견해다.

또 흑자규모가 줄어도 가용외환보유가 늘어나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97년 12월 39억달러에 불과했던 가용 외환보유액은 지난 15일 현재 8백55억달러로 불어났으며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중도 97년말 7백14.6%에서 지난 3월말 51.9%로 하락했다고 재경부는 설명했다.

<> 금융시장불안 =주가급락과 환율급등(원화가치하락) 금리상승 등 금융시장도 불안하다.

주가급락이 계속될 경우 기업들이 자금난에 몰리고 기업들의 연쇄자금난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이 장관은 이와관련, "증시가 불안하기 때문에 금리를 올리지 않을 생각"이라며 시장안정의지를 밝혔다.

환율은 지난주 급등했으나 일시적 현상이라는게 재경부 판단이다.

[ 금융구조조정 ]

제2위기론이 발생한 진원지다.

시장참여자들은 투자신탁 부실이 증시 급락으로 이어져 새한을 비롯한 중견기업들이 다시 워크아웃을 신청하는 사태를 맞고 있다고 보고 있다.

"투신권 부실확대->증시 하락->기업 자금조달 차질->경기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게 시장의 시각이다.

여기에 7월부터 채권싯가평가제가 실시되면 투신권 부실이 확대되고 자금 흐름에 이상이 생겨 경제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은행 합병설 등이 불안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런 불안을 없애려면 공적자금을 추가로 조성, 조기 투입함으로써 일거에 부실을 정리하고 신속히 구조조정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대해 정부는 투신사 부실은 이미 발표한대로 한국투신과 대한투신에 6월부터 단계적으로 4조9천억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하고 현대투신은 대주주 책임아래 1조2천억원을 증자할 경우 해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은행은 지난해말 현재 BIS(국제결제은행) 비율이 10.83%로 국제기준을 상회하며 한빛 조흥 외환 등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진 은행들도 올해 대손충당금을 쌓고도 이익을 낼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장관은 "금융권 전체부실은 98년3월말 현재 1백12조원에서 작년말현재 66조7천억원으로 줄었으며 GDP(국내총생산)대비 부실채권 비율도 11.4%로 34~40%인 동남아 국가보다 훨씬 적어 위기재발 가능성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위기론은 개혁을 기피하는 세력이 증폭시키고 있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 기업구조조정 ]

대우 계열사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차질과 워크아웃 기업 경영정상화 지연 등으로 기업 구조조정도 벽에 부딪히고 있다는게 시장의 시각이다.

대우자동차의 경우 노조파업마저 일어나 현금흐름이 당초 예상보다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법원도 주주총회가 문제가 있다며 대우중공업과 대우전자의 주총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였다.

워크아웃기업들에 대한 총여신이 1백5조원에 이르는데 워크아웃 성공여부는 불투명하다.

현재 진행중인 법정관리나 화의신청 기업에 대한 정밀 경영실사결과가 끝나면 부실 규모는 더 커질 것이라는게 시장의 시각이다.

정부는 이에대해 대우 구조조정은 해외부실채권 매입이 7월중 끝나고 대우자동차 매각이 8월중 완료되는 등 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

또 소수채권자들이나 소수주주들과의 협상도 원만히 끝낼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는 또 그동안 기업재무구조와 경영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주력업종으로 역량을 집중케 함으로써 수익성이 대폭 높아졌다고 말한다.

그 예로 4대그룹 평균 부채비율이 98년 3백52%에서 99년 1백74%로 낮아졌으며 98년에 2만2천8백28개였던 부도기업수는 올 1.4분기 1천6백20개로 감소한 점을 든다.

강현철 기자 hc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