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기업들의 1.4분기 실적을 투자지표로 이용하려면 몇가지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다.

먼저 영업이익이 생겼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코스닥 기업들은 주식발행 초과금 등이 많아 내부 유보가 풍부하다.

3천억원 이상의 현금이 있어 이자수익만으로도 기업경영이 가능한 업체가 많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현재 코스닥 시장이 약세를 보이는 배경은 첨단주 거품론이 주가의 발목을 잡은 데서 비롯된다.

거품론을 꺼뜨리는 가장 좋은 재료는 실적이다.

영업이익이 없거나 적자인 업체,즉 물건을 팔아서가 아니라 유가증권 평가익이나 특별이익 금융이익 등으로 순이익을 낸 곳은 거품론에 항상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법정관리나 화의 등 회사정리절차 인가를 받은 업체가 대규모 순이익을 냈다면 속사정을 확인해야 한다.

채권단의 채무면제로 생겨난 이익이 순이익이 반영된 경우가 허다하다.

순이익 증가를 영업활성화로 생각하고 선뜻 투자에 나섰다간 낭패보기 십상이다.

씨티아이반도체는 대표적인 사례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기업들이 속속 발표할 1.4분기 자체 실적자료도 조심스레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하성주 대우증권 조사부장은 "순이익 등은 계정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조금씩 바뀔 수 있지만 매출은 그렇지 않다"며 "매출 증가율이 얼마인지는 코스닥 시장에서 의미있는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 부장은 코스닥 시장의 경우 새로운 시장이면서 주가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적어도 20%대 이상의 매출 증가율이 있어야 투자 메리트가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올해 1.4분기 실적과 지난해 동기 실적을 비교해 발표하지 못하는 업체는 실적 악화 가능성도 의심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세종증권 리서치센터 윤재현 부장은 "전년 동기 실적을 함께 내놓지 못하는 곳은 결국 올해 실적이 나빠졌음을 간접 시인하는 꼴"이라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영업이익이 늘어나는 곳에 관심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기호 기자 khpark@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