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간 전자상거래(B2B)를 하는 고객들은 인터넷상에서 큰 금액을 결제할 수 있는 수단이 없어 애로를 겪기 마련이다.

미국의 전자수표(e-Check)같은 제도가 우리나라엔 도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도 물건을 팔고 받은 약속어음이나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한 융통어음을 사이버상에서 거래할 수 있는 사이버 어음거래소가 생겨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11월 문을 연 피놋닷컴(www.pnote.com)은 거래문의 건수가 하루평균 1백여건에 이르며 성사건수도 월 30여건으로 늘어나고있다.

이 회사 이창호 부사장은 "사이버 어음거래시장은 연쇄부도의 위험에 놓여 있는 어음이용 고객들을 어음공개시장에 끌여들임으로써 중소기업의 안정적인 단기자금 융통과 B2B 활성화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방법

보유중인 어음을 할인해 현금화하고자 하는 고객들은 금융기관을 직접 찾는 번거로움 없이 언제든지 인터넷상에 매도어음의 발행기업과 만기일,할인금리 등을 올려놓으면 된다.

이런 어음을 사고자 고객은 매입어음의 할인금리를 제시한 뒤 거래소를 통해 매매계약을 체결한다.

거래 어음의 진위여부나 신용도는 사이버 거래소에서 도와준다.

게다가 어음을 할인받기 위해 일일이 금융기관이나 명동 사채시장 등을 찾지 않아도 된다.

평화은행 지점에 팔고 싶은 어음을 맡기고 수탁통장을 받기만 하면 된다.

회원가입은 무료이며 수수료는 3억원이하 어음 거래시 10만원이다.

문의 (02)3472-7001

<>사이버 거래의 장점

사이버 어음거래의 가장 큰 잇점은 할인율이 낮아 그만큼 매도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시장참여자들이 제시하는 할인금리에 따라 실시간으로 어음할인율이 형성되기 때문에 매도자 입장에선 가장 유리한 할인금리를 선택할 수 있다.

그동안 중소기업들은 보유중인 어음을 현금화할 때 해당 어음의 적정 할인율을 모른 채 거래 금융기관에서 일방적으로 정하는 할인율에 따라 어음을 할인받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사이버 어음거래소를 통하면 현재 사채시장에서 적용하는 적정 할인율에 따라 어음을 할인받아 금전적 손해를 줄일 수 있다.

피놋닷컴에서 어음을 팔아본 KDE(구 경덕전자) 윤현범 사장은 "어음의 중간 유통단계가 줄어든 만큼 보유어음을 제도권 금융기관에 파는 것보다 비싸게 매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이버 어음거래의 또다른 장점은 거래규모의 무한성이다.

기존 금융기관에서 어음을 할인받으려면 어음 보유기업의 할인한도를 초과할 수 없었다.

하지만 사이버상에선 일반 사채시장과 같이 무한대로 어음을 할인받을 수 있다.

<>주의사항과 제도적인 미비점

사이버 어음시장에서 어음을 거래할 땐 부도위험이 있는 기업이 발행한 어음과 어음사기간이 만든 위조어음을 조심해야 한다.

어음이 싸다고 덥썩 어음을 매입했다가 나중에 어음을 발행한 회사가 부도라도 나면 투자원금을 날릴 수 있다.

따라서 어음을 살 때는 해당 어음을 발행한 회사의 재무건전성과 수익성 등을 따져보고 되도록이면 중견급 이상 우량회사가 발행한 어음을 사는 게 안전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유한수 전무는 "우후죽순처럼 인터넷 어음거래소가 생길 경우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며 "정부가 일정한 요건을 갖춘 인터넷 금융중개회사를 설립허가해준 뒤 사후에 철저하게 감독을 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정구학 기자 cgh@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