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통합을 주도해 온 독일 정부가 완성된 형태의 통합국가인 유럽연방 공화국 창설을 공식 제의했다.

요시카 피셔 독일 외무장관은 12일 유럽은 단일 헌법, 단일 정부, 양원 체제의 유럽의회로 구성된 유럽연방국가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피셔 장관은 베를린 훔볼트 대학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유럽연방 정부를 구성하기 위해 유럽 전체 주민의 직접 선거로 단일 대통령을 선출하고 중앙정부가 경제뿐 아니라 정치, 외교, 안보 분야에 대한 완전한 통치권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피셔 장관은 "19세기와 20세기의 사고방식으로는 21세기의 문제를 풀어나갈 수없다"고 말하고 "이제 유럽은 느슨한 형태의 연합에서 연방국가로 나아가야 할 단계에 왔으며 이는 50년 전 유럽공동시장 창설 당시부터 계획됐던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유럽연합(EU) 중앙정부는 15개 회원국에 대한 강력한 행정권을 가져야 하며 유럽의회도 상하 양원체제를 갖춰 명실상부한 입법기관으로 기능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U의 동유럽 확대정책을 이끌어 온 피셔 장관은 자격 요건을 갖춘 모든 나라를 EU 체제로 받아들여 유럽통합을 완성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를린 천도 이후 EU 확대와 체제 정비에 주력해 온 독일이 연방국가 창설을 공식 제의함에 따라 EU의 정치통합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피셔 장관의 전격적인 제의에 대해 독일 언론들은 유럽의 장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한 것이라고 크게 주목하고 있으며 통합유럽에서의 독일의 역할에 대한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피셔 장관은 이번 제의에서 통합유럽의 중심으로 EU 본부가 위치한 브뤼셀을 분명히 지목함으로써 독일의 패권주의적인 유럽통합 기도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려했지만 EU의 통화통합을 주도한 독일이 정치통합에서도 주도권을 잡으려 한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독일 정부의 한 소식통은 피셔 장관의 이번 제의는 개인적인 의견이 많이 반영된 것이지만 독일 정부내에서 지속적인 논의를 거쳐 나온 것이며 프랑스 정부와도 사전에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혀 앞으로 활발한 정책 토론이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