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철도 차량선정 로비의혹사건을 수사중인 대검 중앙수사부(김대웅 검사장)는 잠적한 알스톰사의 국내 로비스트 최만석(59)씨를 6개월전 한차례 조사해 최씨가 접촉한 정.관계 인사들의 명단을 일부 확보한 것으로 10일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해 10월 최씨를 불러 지난93년초부터 94년 6월 알스톰사가 차량공급계약을 맺기전까지 접촉한 정.관계인사들과 관련된 진술을 받았으나 최씨가 조사후 잠적하자 11월9일 최씨를 뇌물공여 혐의로 지명수배했다.

검찰은 이에 따라 프랑스 알스톰사가 제공한 사례금 1천1백만달러 가운데 최씨가 받은 7백20만달러의 사용처 파악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또 계약이 체결된뒤 11개월후 사례금이 지급된 점으로 미뤄 별도로 거액의 로비자금이 사용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최씨의 해외계좌와 국내로 유입된 자금흐름을 정밀 추적중이다.

이를 위해 최씨와 구속된 호기춘(51.여)씨의 국내 은행계좌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법원에서 발부받아 계좌추적 작업을 벌이고 있다.

검찰은 최씨가 홍콩의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외국계 은행에 여러개의 계좌를 두고 자금을 분산관리한 흔적을 찾아내고 해당국가의 사법당국에 공조수사를 요청했다.

검찰 관계자는 "최씨가 받은 1천1백만달러는 계약성사 사례금에 불과할 뿐 실제 로비자금은 별도로 들어왔을 수 있다"며 "최씨 계좌의 자금흐름이 아직도 상당부분 파악되지 않고 있어 여러 경로를 통해 추적중"이라고 말했다.

김문권 기자 mkkim@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