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은 채 20년이 안 되는 동안 직원이 4만3천명으로 늘어난 세계적 기업이다.

캐나다에서 카자흐스탄에 이르기까지 세계 1백45국에 지사를 두고 있고 2000년 2월 수익 97억 달러를 달성,마이크로소프트에 이어 세계 두 번째 규모의 독립적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군림하고 있다.

포천지 선정 1백대 기업 중 3분의2가 어떤 형태로든 오라클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으며,전세계적으로 90가지 이상의 컴퓨팅 환경에서 활용 가능한 소프트웨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세계 모든 기업인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스코시스템즈의 사례가 항간에 회자되고 있는 사이에 나온 "오라클의 첨단전략(원제: The Oracle Edge )" 은 부제에서 보이듯 "80억 달러의 소프트웨어 강자로 군림할 수 있었던 오라클의 창의적 전략"에 대해 세밀히 분석한다.

"두 기업의 인수합병 내지 통합으로 인한 결과가 각각의 기업이 지닌 가치를 합한 것보다 탁월해야 함을 확신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새로운 기술과 새로운 직원,새로운 제품을 통합하기 위한 실행과제는 생각보다 복잡하다"

이와 같이 인수합병(M&A)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것을 설명하기 위해 이 책에서는 오라클의 순혈주의적 입장,즉 M&A보다는 스스로 개발하는 전략을 택한 것이 옳다는 입장을 견지한다.

물론 이러한 내부중심의 성장전략은 시스코시스템즈의 공격적인 M&A전략과는 상반된 전략의 하나일 뿐이다.

즉 판단은 독자에게 넘겨도 좋을 것을 가지고 오라클의 입장을 옹호하는 듯한 일방적인 측면을 취하는 것은 독자의 반감을 살 수도 있다.

대부분의 성공하는 기업들이 그렇듯 오라클도 직원들이 흥미롭게 일할 수 있는 개척자적 환경을 제공한다.

그것은 바로 성과와 연관된 보상시스템이다.

보상의 탁월함은 조직의 충성도를 지속시키는 가장 기본적인 요건이 된다.

"사람과 지식을 보유한다는 것은 제품 그 자체보다 가치로운 일이지요" 오라클의 핵심그룹과 관련해 전직 중역이 한 말이다.

제품의 효과는 그 제품의 수명이 다하면 끝이지만,효과적인 팀이 있다면 기업은 새로운 제품을 창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디지털경제가 그 실상을 하나하나 밝혀가는 즈음에 다시 생각해보는 사람에 대한 믿음,그리고 그 인재들이 만들어갈 네트워크 경제의 미래를 믿는 기업가나 최고경영자들은 한번쯤은 새겨볼 만한 글이다.

독자는 이 책을 통해서 오늘날 세상을 이끌어가고 있는 오라클의 내부를 전체는 아니더라도 일부측면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오늘날 오라클이 제공하는 e비즈니스 솔루션들 즉 비즈니스 온라인,ERP(전사적자원관리)애플리케이션,CRM 애플리케이션 등은 하나의 중심축이다.

인터넷 플랫폼으로 애플리케이션 서버,오라클8i, Mobile Computing 등으로 다각화된 오라클의 오늘을 7년간 근무했던 필자의 입장에서 그려낸 이 책에서 제시한 오라클의 일곱가지 성공전략은 어쩌면 독자들의 몫인 상상력을 더욱 자극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오라클을 이끌어가는 리더 엘리슨의 전형적인 복장은 맞춤형 이탈리아 양복에 넥타이다. 엘리슨이 일본문화에 큰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일본 사무라이 전사들에 대한 동경과 모방의 욕구 때문인 것 같다"

또한 "이러한 특성화는 고대 사무라이의 특징을 반영한 엄격한 훈련과정과 혁신적 전략을 통해 오라클의 다양한 부문에 적용된다"고 말하는 부분에서는 이 책이 주는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이 책에서 오라클의 모든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내 기업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기업문화나 흔들리지 않는 경영전략에 나름의 흥미가 끌리는 독자라면 한번쯤은 읽어보아도 좋을 것이다.

한글 번역판은 오는 6월 출간예정이다.

김양욱 < 삼성경제연구소 인력개발원 과장 billy@ shrdc.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