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가는 시장''

기업실적은 좋아지고 있는데 주가는 뒷걸음질을 치고 있다.

지난해 상장사들은 사상 최대의 흑자를 기록했고 올1.4분기에도 영업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주가는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종합주가지수는 1년전의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종목별 주가내용을 뜯어보면 1년전에 비해 체감지수는 더 떨어졌다.

시장이 거꾸로 간 배경에는 지난해에 대규모 증자가 있었고 미국증시라는 외풍이 불었다.

대우문제가 있었고 투신사 구조조정이라는 내부악재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개별기업별로 현재 주가수준이 지나치게 저평가돼있는 종목이 널려있다는 지적이 많다.

증시전문가들은 이들 종목에 대해선 장기투자 측면에서 접근해볼만하다는 의견을 내놓고있다.

<>실적은 좋아졌는데 주가는 하락=지난해 5월3일 종합주가지수는 756.53이었다.

지난 2일 종합주가지수가 752.59였으니 주식시장은 꼭 1년전의 상황이 재방송되고 있는 셈이다.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년전에 비해 주가가 상승한 종목은 68개 종목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하락한 종목은 무려 5백11개 종목에 달했다.

주가가 50% 이상 하락한 종목은 2백81개 종목이었으며 액면가를 밑도는 종목은 2백40개 종목인 조사됐다.

지난해 5월3일 현재 액면가 미만종목은 83개였다.

거래소 관계자는 "지난해 상장사중 제조업의 순이익은 12조원으로 사상 최대규모의 흑자를 냈다"며 "올1.4분기 실적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크게 개선된 것으로 속속 집계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주가가 이런 실적개선 부문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1년전에 비해 오른 종목, 내린 종목=오른 종목은 한별텔레콤 한성기업 삼진제약 삼성전자 SK텔레콤 삼성전기 아남반도체 삼보컴퓨터등이었다.

내린 종목은 워크아웃 절차를 밟고 있는 대우 대우전자 대우통신과 한빛은행 대우증권 SK증권등이다.

특히 내린 종목중에는 은행 증권주가 많았다.

현대증권 삼성증권 세종증권 굿모닝증권 부산은행 한미은행 LG투자증권이었다.

증권사들이 대우채손실부문을 제하고도 지난해 사상 최대의 흑자를 냈다는 점에 비춰보면 형편없이 저평가돼 있는 것이다.

이밖에 한국타이어 신도리코 대상 공화 동양화학 SJM SK가스등도 1년전에 비해 주가가 낮았다.

10대 그룹별로는 삼성 LG SK그룹의 평균주가가 각각 47.18%, 16.61%, 52.79% 올랐다.

나머지 그룹은 대개 60% 이상 하락했다.

<>왜 이런 현상이=가장 먼저 꼽을 수 있는 것은 수급불안이다.

투신사들이 구조조정을 앞두고 연일 매물을 쏟아내고 있다.

인터넷, 정보통신등 첨단기술주 위주로 인기가 편중된 것도 주된 요인이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급불안이야 투자심리만 호전되면 해소될 것이고 미국시장도 실적에 기초한 가치 및 성장주로 무게중심이 이동되는 조짐"이라며 "투신권 구조조정 등 불확실성만 제거되면 실적장세가 펼쳐질만 하다"고 전망했다.

김홍열 기자 comeon@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