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호 청와대 경제수석은 1일 "올 하반기중에 은행들이 필요에 의해 합병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최근 국민은행은 대형 우량은행간 합병보다는 대형 우량은행과 중견 우량은행간 합병이 바람직하다는 요지의 보고서를 정부당국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수석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일본은 은행이 최근 3-4개로 합병됐는데 경제규모가 작은 우리나라는 8개나 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수석의 이같은 발언은 제2차 금융구조조정을 앞두고 은행간 합병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정부가 특정은행을 꼬집어 합병하라고 말할 수 없다"고 밝히고 "그렇지만 내년부터 2천만원 이하의 예금만 보호하게 되면 자연스레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 비율이 높은 은행으로 돈이 몰려 대형화가 추진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국제적으로도 은행 대형화가 추세"라고 강조했다.

이 수석은 합병의 주체와 관련, "정부가 나서서 은행간 합병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없다"고 전제하고 "은행간의 합의로 하반기에 합병이 얘기되는 곳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국민은행은 최근 금융감독위원회 등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다른 은행과 합병할 경우 같은 대형 우량은행인 주택은행이나 비우량 대형은행인 조흥, 외환 등은 합병파트너로 적절치 않다고 분석했다.

대신 공적자금을 지원받지 않는 범위에서 중견 은행인 하나, 한미은행을 합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국민은행은 또 한빛 조흥 외환 등 공적자금을 지원받은 은행들은 공동지주회사를 설립하는 방식으로 합치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제안했다.

김영근.박성완 기자 ygkim@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