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지수가 약보합세를 지속하면서 소위 "무소비"종목이 인기다.

무소비란 "기관이나 외국인의 지분이 없고 유통주식과 자본금이 적으며 벤처가 아닌"종목을 뜻한다.

무소비 종목은 기관과 외국인 매물이 주가에 부담을 주고 첨단기술주에 대한 거품논란이 계속되면서 뜨기 시작했다.

3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종목들의 면면이 그렇다.

대정기계(건설업) 대양제지(일반기업) 풍연(일반기업) 두일통신(일반기업) 윤영(일반기업) 한국성산(일반기업) 등 유명한 업체는 하나도 없다.

반면 한통프리텔 새롬기술 한솔엠닷컴 다음커뮤니케이션 등 코스닥의 대표선수들의 주가는 하락추세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강한 상승세를 보이는 종목의 특징은 대부분 벤처와는 관계없다는 것.

또 자본금이 50억원 안팎이고 발행주식수도 1백만주가 안되는 등 소형주가 다수를 차지한다.

외국인의 지분율이 거의 없고 기관들의 매매타깃에서도 벗어나 있다.

사실 코스닥시장에서 주가하락은 대형주나 소형주나 무차별적으로 이뤄졌다.

한번 떨어질때는 거의 모든 종목들이 수직낙하한다.

그러나 매도주체는 다르다.

대형우량주는 주로 기관이나 외국인들이 팔아치운다.

외국인이나 기관들이 코스닥시장에서 사는 종목은 대개 싯가총액이 크고 이름께나 있는 종목으로 한정돼 있다.

따라서 이들이 매도공세를 펼 경우 우량주라는 것은 말뿐이 되고 만다.

요즘 지수가 오르는 듯 하다가 꺽이곤 하는 것도 외국인과 기관들이 우량주를 팔기 때문이다.

반면 소형주는 개인들이 주로 매매하는 종목이다.

적어도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공세에서 직접 타깃이 되지는 않는다.

한국이외 시장의 분위기에 민감해 툭하면 치고빠지는 외국인이나,펀드 환매등으로 발목이 잡혀 팔수밖에 없는 기관들의 눈 밖에 있어 상대적으로 안전할 수도 있다는 게 이들 종목의 장점이다.

유통주식수나 자본금이 작은 주가가 탄력적으로 움직인다.

상대적으로 유통주식이 많거나 자본금이 큰 종목은 대개 무겁다는 평을 받는다.

반등의 기회를 노리는 투자자들이 무겁게 움직이는 종목을 주목할 이유는 없다.

불안한 시장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어 오를 분위기가 조성될 경우 확실히 상승해주는 종목이 인기를 끈다는 뜻이다.

또 그동안 따지지 않았던 벤처기업에 성장전망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비벤처종목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인터넷 혹은 벤처라는 말만 들어가도 몇배씩 무조건 뛰던 일은 이제 추억이 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비즈니스 수익모델이 어떠니 거품논쟁이니 하는 말들이 "벤처라면 무조건 좋은 종목"이라는 등식을 파기하고 있다.

대신 그동안 벤처종목의 그늘에 가려 찬밥대우를 받던 종목들이 주목받으면서 모처럼 어깨에 힘을 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무소비에 해당하는 종목중에는 상당수가 실적이나 성장성등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벤처와 대형우량주를 피한다는 생각일뿐 기업의 내재가치를 따지지 않는다면 또 다른 형태의 "묻지마 투자"로 밖에 볼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또 기관과 외국인의 매매비중이 작은 종목들은 특정세력의 작전대상이 되기도 쉽다.

잘못 걸리면 크게 당할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다.

한 증권전문가는 "만일 무소비라는 기준에 따라 종목을 선택한다면 이는 벤처기업에 끼었던 버블이상의 거품이 발생하며 역버블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며 "코스닥시장에서 옥석가리기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벤처든 비벤처든 기업의 내재가치와 성장성을 겸비한 종목을 찾아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주현 기자 forest@ 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