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다임러크라이슬러 손잡나"

삼성차 매각이 마무리단계에 들어서게 됨에 따라 전세계 자동차 업계의 관심이 대우차 입찰에 참여하고 있는 업체간 합종연횡 가능성으로 쏠리고있다.

특히 독자인수가 사실상 힘들것으로 보이는 현대차가 과연 세계 3위의 다임러와 손을 잡을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다.

지난달 위르겐 슈렘프 다임러크라이슬러 회장이 "대우차 인수에는 관심이 없고 현대차와 제휴를 추진하겠다"고 발언한 이후 이 논의는 점차 수면위로 등장하고 있다.

대우차 독자인수가 힘겨워 보이는 현대자동차는 다임러와의 제휴 추진을 부인하지 않고 있다.

현대 관계자는 "해외업체와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공개한 일이며 다임러도 유력한 대상중 하나다"고 말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최근 현대자동차 최고경영층이 잇따라 일본 미쓰비시자동차를 방문하고 있다.

이달초 이계안 사장에 이어 연구개발 담당 이충구 사장도 19일 미쓰비시를 방문했다.

결국 다임러와의 제휴가 가장 중요한 논의사항일수 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다임러크라이슬러가 미쓰비시를 인수했고 현대와 미쓰비시는 현재 기술 및 자본 제휴 상태여서 미쓰비시를 매개로 현대는 다임러크라이슬러와 제휴가 추진되고 있다는 해석이다.

양사의 제휴는 다임러가 현대자동차 지분 20~30%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현대는 지분을 내주는 대신 자본을 끌어들여 대우자동차 인수자금으로 사용할 수 있다.

또 세계적 업체와의 제휴가 피할수 없는 대세이기 때문에 대우차 인수라는 지렛대를 사용해야 할 필요성이 높다는 판단이 뒷받침된 것으로 보인다.

현대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지분을 제3자 배정방식으로 내주고 경영권에 관련된 협약을 맺을 경우 적대적 인수합병의 위험없이도 제휴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임러크라이슬러 입장에서도 현대와 제휴를 할 경우,엄청난 노력과 자금을 투자할 필요없이 대우차 인수효과를 낼수 있다는데 매력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현대의 대우인수를 간접 지원함으로써 5백만대의 생산시설을 모두 흡수하게 되면 단번에 GM과 포드를 제치고 세계 1위 메이커로 도약할 수 있다는 점도 감안되고 있다.

세계 최대의 시장인 유럽과 미국 일본에 이어 한국과 중국을 포함하는 세계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게 되는 것이다.

양사는 현재 어느 정도의 지분을 크라이슬러가 인수할 것인지,그리고 현대차의 경영권에 손을 댈 것인지 등의 문제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대는 제3자 배정방식 등을 통해 크라이슬러에 지분을 넘길수 있지만 경영권에는 손은 못대는 방식을 고집할 것으로 추측된다.

미쓰비시와의 기술제휴를 맺으면서도 경영권에는 손을 대지 않는다는 협약을 맺은바 있고 아직 오너가 있기 때문에 경영권에는 손상을 입지 않고 싶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세계적 제휴의 추세가 지분제휴와 동시에 경영권 문제도 함께 다뤄지는 것이어서 이 부분이 쉽게 결말이 나지는 않겠지만 대우자동차 입찰이 다가옴에 따라 양사의 제휴도 수면위로 급부상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포드와의 제휴는 70년대 정주영 명예회장이 포드와 함께 하려다 실패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포드가 특별한 제안을 해오지 않는한 어렵지 않겠냐는 것이 현대 관계자들의 반응이다.

김용준 기자 junyk@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