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16대 총선의 가장 큰 특징중 하나는 기업가출신 등 경제계인사들이 상당수 여의도에 입성한 점이다.

따라서 이들의 합리적 경영 마인드가 새로운 정치문화 창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경제계출신의 신진 정치인들을 만나 이들의 포부와 희망의 메시지를 들어본다.

<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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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기업가가 성공한 정치인으로 변신할 수 있을까.

서울 구로을 선거에서 민주당 공천을 받아 당선된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은 이 질문의 모범답안을 만드는데 대표적인 사례로 인용될 가능성이 높다.

여당에 영입된 기업인 출신들이 중도에 포기했던 전례가 많았기 때문에 재계 인사들이 여성 경제인의 대표격인 장 회장에게 거는 기대도 그만큼 크다.

초선 의원이 된 장 당선자는 "유권자 감동의 정치"를 모토로 내세웠다.

그는 구체적으로 "고객이 원하는 것을 만족시켜 주는 기업이 성공한다. 정치도 지역구민과 국민들이 원하는 바를 제대로 반영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 당선자는 기업에서 체득한 경험을 반영하듯 정치에서도 "신의"를 무엇보다 중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따라서 선거운동 방식도 여타 후보와 차별화했다는게 참모들의 전언이다.

유권자의 다양한 요구사항을 경청하면서도 즉석에서 이를 관철하겠다고 호언장담하지는 않았다는 것.

유권자의 민원을 자세히 적어둔 뒤 실현가능성 타당성 여부를 따져 우선 순위를 정해 실천해야 한다는 소신을 폈다.

체육관 건립 등 당장 실현하기는 어렵지만 유권자의 관심을 끌 수 있는 공약을 몇 개라도 내자는 참모들의 제안을 뿌리친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그는 의정활동을 통해 구체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대안을 제시하는 정치를 펴겠다고 강조했다.

정치의 생산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여성들의 가장 큰 관심사인 물가 등 생활경제 문제를 집중적으로 해결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전국구 의원직을 택하지 않고 험난한 지역구 출마를 결심한 그는 특히 여성의 생활여건과 권익 향상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장 당선자는 정치권을 처음 경험한 만큼 지나치게 무리한 욕심을 내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기업이 이익을 창출하는 조직이라면 정치는 공익을 창출해야 하며 생산적인 기업이 살아남듯 정치인도 경쟁력을 갖춰야 생존할 수 있다"는 그의 신념이 의정활동을 통해 얼마나 반영될지 주목된다.

김남국 기자 nkkim@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