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터넷 업체간 초대형 인수합병(M&A)으로 주목받은 새롬기술과 네이버컴의 합병이 결국 결렬됨에 따라 두 회사는 향후 사업전략과 계획에 상당한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새롬은 네이버와의 콘텐츠 결합을 대체할 만한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찾아야 하고 네이버는 합병발표 이후 유보했던 코스닥 등록을 당장 재추진해야할 상황이다.

<>왜 무산됐나=두 회사의 합병이 결렬된 결정적인 이유는 새롬기술의 주가폭락이다.

합병발표때 두 회사는 주식맞교환방식으로 합병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합병비율은 새롬 4주에 네이버 1주를 교환하는 정도로 잠정적인 합의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새롬의 주가는 합병 발표이후 곤두박질 치기 시작해 당시 11만7천원에서 11일 현재 6만2천3백원으로 거의 반토막났다.

합병비율인 4대1을 그대로 유지할 경우 네이버가 받는 주식가치도 절반으로 떨어지는 셈이다.

이해진 네이버 사장은 "양사의 인수합병이 기업가치 산정 등 합병에 대한 세부적인 의견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무산됐다"고 밝혔다.

이는 네이버가 새롬기술측에 주식교환비율을 요구했으나 이를 새롬기술이 받아들이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새롬기술측도 주가 하락으로 인한 주주들의 합병 반대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 부담으로 작용하는 상황에서 더이상 양보하기는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보다 근본적인 요인은 새롬과 네이버의 합병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때문이다.

새롬기술이 검색엔진을 포함한 포털사이트(네이버)를 확보했다고 해서 당장 수익기반을 갖추기는 힘들다는 분석이 우세해지고 이같은 입장이 주식시장에 그대로 반영됐다는 것이다.

새롬기술의 다이얼패드 서비스가 국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지만 단순히 검색사이트인 네이버에 다이얼패드를 덧붙인다고 해서 새로운 수익모델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네이버도 새롬과의 합병을 통한 명확한 비즈니스모델을 제시하지 못했다.

사실 네이버는 인터넷사업분야의 시너지효과보다는 간접적인 방식으로 기업공개를 해서 자금조달문제를 해결하려는 의도가 더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코스닥 등록 추진이 스톡옵션 비용계상문제 등으로 여의치 않자 코스닥등록기업인 새롬기술과의 합병을 통해 손쉽게 기업공개를 하는 효과를 얻으려 했다는 것이다.

<>파장과 향후전망=두 회사는 새롬이 네이버의 지분 10%를 현금 2백50억원으로 인수하는 투자방식을 통해 인터넷사업부문에서의 협력은 계속 추진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번 발표도 확정된 상황이 아니어서 실제 투자가 이뤄질 지도 미지수이며 지분 10%를 인수한다고 해도 합병만큼의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새롬기술은 네이버의 합병을 통한 사업전략 제시가 사실상 실패로 끝남에 따라 당장 새로운 수익모델을 제시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도 그동안 유보했던 코스닥 등록을 서둘러 재추진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두 회사는 당분간 이번 합병 무산의 후유증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또 이번 합병의 무산으로 사업상의 시너지효과를 높이기보다는 당장의 "전시효과"를 노린 인터넷M&A는 주춤해질 전망이다.

송태형 기자 toughlb@ 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