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과 현대전자 회의실에 들어가 보면 어디가 윗자리이고 어느 쪽이 부하 자리인지 알 수가 없다.

직급에 관계없이 의자가 통일됐기 때문이다.

또 부장급 이상 간부들은 노트북 앞에 앉아 전자메일을 익히느라 한창이다.

이같은 변화는 경영민주화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정몽헌 회장의 잇따른 지시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

회의실 의자가 교체된 것만 해도 부하 직원들이 기탄없이 의견을 제시하고 이를 수렴하는 회의가 돼야한다는 정 회장의 지론에 따른 것이다.

정 회장은 더욱이 불필요한 의전에 시간을 뺏기지 말라며 임직원들의 공항 출영까지 금지했다.

계열사들에 대해서는 구조조정위원회를 통해 지난달 30일 발표한 이사회 기능 강화 등을 내용으로 한 "21세기 발전전략"을 실천에 옮기기 위한 세부대책을 빨리 만들 것을 독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전자 현대건설 등 12월 주요 계열사들은 이사진의 50% 이상을 사외이사로 구성하기 위해 올해 상반기안으로 임시주주총회를 열기로 하고 준비에 들어갔다.

또 각사별로 소액주주들의 건의사항을 적극 수용하기 위해 홈페이지에 "소액주주 서비스센터"를 구축,운영키로 했다.

근무분위기도 젊게 바꿔지고 있다.

현대건설은 주택문화센터안에 게임방과 DDR 노래방을 설치,운영하는 등 직원들의 창의적이고 자유로운 근무분위기 조성에 나서고 있다.

현대종합상사는 사내 전산망의 대화방을 통해 신세대문화의 상징인 "채팅"으로 간단한 업무를 처리하는 등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한편 현대는 7일 사단법인 사회복지공동모금회(회장 김성수)에 소외계층의 정보화 교육을 돕기 위한 성금 50억원을 지정기탁했다.

문희수 기자 mhs@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