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신탁회사들이 오랜만에 매수우위로 돌아섰다.

투신사는 최근 사흘동안 3월말 결산을 앞두고 하루평균 1천2백억원씩 매도우위를 보이다가 30일 7백71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물론 이날 투신 매수금액에는 증권사 위탁계좌에서 이뤄진 매수차익거래(순매수 3백45억원)가 일부가 포함됐다.

하지만 순매수를 기록한 것은 분명하다.

이에따라 "투신권이 순매수 기조로 돌아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막상 투신사 관계자들은 "매수추세로 완전히 돌아섰다기 보기엔 이르다"고 강조한다.

펀드환매와 결산이 맞물리면서 나타난 "소나기 매도"는 지나갔을 지언정 간헐적인 매도세를 이어질 것이란 설명이다.

펀드의 만기구조상 어쩔수 없이 환매물량이 나오게 돼 있기 때문이다.

결국 신규자금이 어느 정도의 속도로 얼마만큼 유입되느냐에 따라 투신의 움직임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자금유입 언제되나=증권업계는 간접투자시장이 8개월동안 정체상태를 보이고 있는데 주목하고 있다.

조정기간을 충분히 거쳤다는 지적이다.

"대우채 파동"에 따른 투신권의 신뢰문제도 서서히 치유되고 있다.

시중 부동자금은 여전히 풍부하다.

은행 종금 투신등 금융기관의 자금이 초단기화되고 있는데서 알수 있다.

그런만큼 한 번의 계기가 주어진다면 간접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

투신업계는 그 시기를 총선(4월13일)후로 점치고 있다.

김성대 한투 주식운용부장은 "금리 물가등 정부의 금융정책 변수가 총선이후 가닥을 잡으면 단기부동화된 시중자금이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때까지 외국인의 매수세가 지속될 경우 제대로 된 쌍끌이 장세를 기대해볼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매도 약발은 떨어질듯=투신사들은 그러나 현재로선 매도압박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있다.

펀드의 만기구조상 주식을 팔야할 물량을 계속 생기게 돼 있다.

특히 만기가 지난 펀드중 환매를 대기하는 펀드가 많다는 것도 부담이다.

최대문 현대투신운용 이사는 "800선에서 환매를 보류했던 900선에서 어떻게 나오느냐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행스러운 점은 투신 매도세의 시장 영향력을 갈수록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외국인 뿐 아니라 은행 보험등 다른 기관이 매수에 가담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은행의 매수강도가 세지고 잇다.

은행은 최근 주식형펀드와 같은 상품인 추가금전신탁을 판매하고 있다.

주식편입비율(50%)이 종전의 단위금전신탁(30%)보다 높다.

추가금전신탁이 아직까지 크게 인기를 끌지 못하지만 자금이 유입될수록 은행의 매수규모는 늘어날 전망이다.

투신권이 이달중 2조2천억원을 순매도한데 반해 은행은 6천7백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춘수 대한투신 펀드매니저는 "은행등 다른 기관이 매수에 가담함으로써 투신의 매물압박이 예전같지 않다"고 전했다.


<>낙관적인 장세관=수급상황은 여전히 불안하지만 펀드매니저들의 장세관은 낙관론으로 서서히 바뀌고 있다.

최대문 이사는 "환매요구 때문에 매도우위에 있지만 지금 가격대에서 주식을 사고 싶어하는 펀드매니저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손동식 미래에셋 펀드매니저는 "외국인 매수세와 상장기업 실적개선 추세등을 고려할 때 반등의 모멘텀만 주어지면 총선을 전후해 1,000돌파시도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