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이 다가왔다.

4월이면 골퍼들 마음이 설렌다.

시즌이 본격 시작됨은 물론 첫 메이저인 마스터스(올해는 4월6~9일)도 골프열기에 불을 지핀다.

필자가 마스터스가 열리는 오거스타내셔널GC를 처음 밟은 것은 지난 91년.

당시 필자는 한국기자로서는 처음 클럽측에 편지를 보내 취재를 요청했다.

몇번의 절차를 거친후 한국경제신문의 골프전문기자로서 현장에 가게 되는 행운을 누리게 됐다.

처음 오거스타내셔널 코스를 보니 일종의 "충격"이 다가왔다.

페어웨이는 마치 그린과 같이 정돈돼 있었고 그린은 말 그대로 유리판같이 매끄러웠다.

나중에 알았지만 디보트자국에 뿌리는 모래마저 초록색으로 물들인 것이니 군더더기가 보일 게 없는 것.

오거스타 회원은 3백명 미만이다.

그것도 미국전역이나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다.

그들은 일년에 한두번 찾아와 플레이할 뿐이다.

오거스타는 일년 내내 대회 하나를 위해 끊임없이 관리되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의 마스터스를 있게 한 것은 코스보다는 그들의 독특한 마케팅에 기인한다.

마스터스는 입장권을 일반 판매하지 않는다.

클럽측은 "패트론"이라 불리는 고정관중 리스트를 가지고 있는데 딱 그들에게만 구입권한을 주는 것.

아무나 표를 못사니까 더 아우성이다.

마스터스에서는 모든 상업적 행위도 금지된다.

따라서 그 흔한 간판도 없고 기업체 텐트도 없다.

취재도 "신청즉시 허용"이 결코 아니다.

프레스센터의 수용 한계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시덥잖은 매스컴은 "오지 말라"는 스타일이다.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상당히 "오만한 대회 개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기는 늘 최고"이고 중계권료나 입장권 판매,기념품 판매만으로 1천만달러이상 수입을 올리니 할말이 없다.

결국 마스터스는 "귀한 것을 더 귀하게 하면서" 그들의 상품을 초고가에 팔고 있는 셈.

"제발 와 주십시오,제발 중계해 주십시요"가 일반적인 한국의 대회주최자들은 마스터스로부터 "벤치 마킹"을 할 만하다.

처음엔 힘들겠지만 그게 전통이 되면 나중이 달콤해 진다.

골프대회 개최도 독창성,참을성이 필요하다.

[ 김흥구 객원전문위원 골프스카이닷컴대표 hksky@golfsk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