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을 겪은 현대그룹 주가가 대부분 약세를 보였다.

27일 증시에서 현대그룹의 상장 종목 22개중 5개종목만 올랐을뿐 16개 종목이 전날보다 하락했다.

이날 오른 종목은 현대건설, 현대증권, 현대상선, 울산종금, 현대엘리베이터 등이다.

현대증권은 증권주 강세 및 "이익치 효과" 기대에 힘입어 가격제한폭까지 올랐을뿐 나머지 4개 종목은 말그대로 소폭 상승에 머물렀다.

이와는 달리 현대정공2우B가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진 것을 비롯 <>현대상사 8.71% <>고려산업개발 5.70% <>현대중공업 5.32% <>현대미포조선 5.06% 등 내림세를 보인 종목의 하락폭은 상당히 컸다.

특히 반도체 호황에 대한 기대감으로 그동안 강세를 보였던 현대전자도 이날 0.99%(2백50원)하락한 2만5천원에 마감됐다.

현대그룹주가 이처럼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인 것과는 달리 다른 대기업주식들은 강세를 보였다.

삼성그룹의 경우 상장종목 23개중 5개를 제외한 18개 종목이 이날 상승했다.

특히 삼성증권 삼성화재 등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SK그룹도 상장 13개 종목중 8개가 올랐으며 LG그룹도 상장 15개 종목중 6개가 상승했다.

증시 관계자들은 현대그룹의 경영권을 둘러싼 형제간 다툼으로 투자자들 사이에 실망분위기가 있었던데다 특히 외국인들의 부정적 시각이 많아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정부가 현대그룹사태를 계기로 재벌 지배구조에 대한 개혁을 단행할 의지를 천명한 것도 약세의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풀이했다.

한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은 기업의 투명성과 주주가치가 우선되는 최근의 흐름과는 어긋나는 것이기 때문에 현대그룹주는 당분간 약세를 띨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하영춘 기자 hayoung@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