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탐구] '한국도자기'..부채비율 0%...알짜배기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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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신설동 청계8가엔 4년 동안이나 "건설중"인 빌딩이 있다.
지상 10층짜리 이 건물은 1996년 5월 착공됐다.
하지만 아직도 공사중이다.
오는 7월에야 완공된다.
장기 공사중인 건물의 주인은 한국도자기.
"10층 짜리 건물을 짓는데 뭐 그리 오래 걸리느냐"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유가 있다.
한국도자기는 이 사옥을 지으면서 건설비를 모두 이익잉여금에서 떼내 쓰고 있다.
부채는 한푼도 안쓴다는 원칙 때문이다.
실제 1백억여원이 들어가는 이 건물은 그해 그해 남은 이익만큼씩만 돈을 들여 짓고 있다.
1997년말 외환위기 직후엔 공사를 아예 1년 가량 중단하기도 했다.
사옥 하나를 짓는 데도 남의 돈은 절대 쓰지 않는다는 고집...
그것은 매출 7백억원대의 국내 최대,세계 5대 도자기 식기 업체인 한국도자기의 기업문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한국도자기는 IMF이전엔 "거꾸로 경영을 한다"는 소리를 들었다.
은행 빚 없는 무차입 경영을 비아냥대는 말이었다.
이 회사는 1974년 은행 부채를 모두 갚았다.
그 이후엔 실질적인 부채비율이 0%다.
지난해 재무제표를 보자.
자산 총액은 7백53억원.
이 가운데 자본은 6백43억원,부채는 1백10억원이다.
부채는 결제일이 돌아오지 않은 미지급금이 대부분이다.
은행 차입금 항목에 10억원이 잡혀있긴 하다.
하지만 은행 예금이 41억원이나 돼 은행 빚은 사실상 없는 것.
작년의 경우 한국도자기는 7백6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중 97억원을 당기순이익으로 남겼다.
매년 매출의 10%안팎씩 순이익을 낸다.
IMF때도 마찬가지였다.
한마디로 재무구조 하나만은 탄탄하기 이를데 없는 회사란 얘기다.
그래서 지금도 한국도자기 관련 기사가 언론에 소개만 되면 "언제 상장하느냐"는 투자자들의 문의가 빗발친다.
한국도자기가 이처럼 알짜배기 회사가 될 수 있었던 건 최고의 제품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도자기 식기중 으뜸은 역시 본차이나.
소뼈 가루를 50% 섞어 만드는 이 본차이나를 한국도자기는 1975년 생산하는데 성공했다.
동양에선 처음이었다.
당시 고육영수 여사의 요청으로 2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천연 소뼈 가루가 들어간 본차이나를 만들어 낸 것.
육여사는 "청와대에서 수입산 본차이나로 외국 국빈을 대접하는게 안타깝다"며 한국도자기에 본차이나 개발을 부탁했었다.
그걸 계기로 지금도 청와대에선 한국도자기의 본차이나를 쓴다.
본차이나의 본고장인 영국 제품에 비해 손색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서다.
독일의 최대 도자기 회사인 빌러리엠보흐와 크리스천디오르 등으로부터 본차이나의 OEM(주문자상표부착방식)생산을 의뢰받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다.
한국도자기는 현재 본차이나만 따지면 영국의 웨지우드와 로열달턴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 3대 업체 반열에 올라있다.
도자기 식기 전체로 보자면 빌러리엠보흐,일본의 노리다케와 함께 세계 5대 업체에 낀다.
명실상부 한국을 대표하는 도자기 업체인 셈이다.
한국도자기가 지금의 위상을 갖게 된데는 마케팅 전략도 큰 몫을 했다.
한국도자기가 국내 도자기 시장에서 원래부터 1위는 아니었다.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시장점유율이 경쟁사에 뒤졌다.
그걸 역전시킨 건 한국도자기가 선물시장에 눈을 돌리면서부터.도자기를 단순한 식기가 아니라 선물용품으로 팔기 시작한 것이다.
연말연시를 즈음해 "한국도자기를 선물하세요"란 광고를 대대적으로 함으로써 도자기 식기를 선물상품화하는데 주력했다.
특수판매팀을 신설하고 주로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판촉활동을 강화했다.
그 결과 지난해 전체 매출중 15%정도는 선물용 판매다.
주부 입장에서 "자기 돈 주고 사기는 부담스럽지만 선물로 받으면 더할 나위없이 기쁜 것"이 도자기 식기란 점을 겨냥한게 성공한 것이다.
한국도자기는 앞으로도 선물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도자기 식기로만 보면 국내시장 규모는 약 3천억원 정도다.하지만 선물시장은 거의 10배인 3조원 규모다. 도자기 식기를 선물상품화해 팔면 시장은 무궁무진하다는 뜻이다"(김동수 회장)
글로벌화도 한국도자기가 추구하는 큰 방향이다.
특히 동양적 이미지를 담아 영국이나 독일 제품과 차별화시킨다는 전략이다.
1998년부터 시장에 내놓은 비취 본차이나가 대표선수 격이다.
우유빛 흰색이 아니라 비취색을 띤 본차이나로 국내에선 없어서 못파는 제품.
이 비취 본차이나로 외국시장을 개척하면 승산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05년께 세계 1위 도자기 식기 업체가 된다는게 목표다. 지금까지의 성장 추세라면 지나친 목표가 아니다. 한국만의 식기가 아니라 세계인의 식탁에 오르는 도자기 식기를 만들 것이다"
김동수 회장의 눈은 지금 세계 정상을 향해 있다.
< 차병석 기자 chabs@ ked.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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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자기 연혁>
<>1943년 한국도자기 설립
<>74년 김동수 사장 취임
<>75년 본차이나 개발 성공
<>76년 수출전용 공장 준공
<>83년 미국 LA지사 설립
<>86년 종합디자인센터 개소
<>91년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설립
<>94년 중앙연구소 설립
<>95년 디자인스쿨 프로아트 설립
<>96년 서울 사옥 착공
<>99년 한국특수도자기 한도통상 등 2개 계열사 합병
지상 10층짜리 이 건물은 1996년 5월 착공됐다.
하지만 아직도 공사중이다.
오는 7월에야 완공된다.
장기 공사중인 건물의 주인은 한국도자기.
"10층 짜리 건물을 짓는데 뭐 그리 오래 걸리느냐"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유가 있다.
한국도자기는 이 사옥을 지으면서 건설비를 모두 이익잉여금에서 떼내 쓰고 있다.
부채는 한푼도 안쓴다는 원칙 때문이다.
실제 1백억여원이 들어가는 이 건물은 그해 그해 남은 이익만큼씩만 돈을 들여 짓고 있다.
1997년말 외환위기 직후엔 공사를 아예 1년 가량 중단하기도 했다.
사옥 하나를 짓는 데도 남의 돈은 절대 쓰지 않는다는 고집...
그것은 매출 7백억원대의 국내 최대,세계 5대 도자기 식기 업체인 한국도자기의 기업문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한국도자기는 IMF이전엔 "거꾸로 경영을 한다"는 소리를 들었다.
은행 빚 없는 무차입 경영을 비아냥대는 말이었다.
이 회사는 1974년 은행 부채를 모두 갚았다.
그 이후엔 실질적인 부채비율이 0%다.
지난해 재무제표를 보자.
자산 총액은 7백53억원.
이 가운데 자본은 6백43억원,부채는 1백10억원이다.
부채는 결제일이 돌아오지 않은 미지급금이 대부분이다.
은행 차입금 항목에 10억원이 잡혀있긴 하다.
하지만 은행 예금이 41억원이나 돼 은행 빚은 사실상 없는 것.
작년의 경우 한국도자기는 7백6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중 97억원을 당기순이익으로 남겼다.
매년 매출의 10%안팎씩 순이익을 낸다.
IMF때도 마찬가지였다.
한마디로 재무구조 하나만은 탄탄하기 이를데 없는 회사란 얘기다.
그래서 지금도 한국도자기 관련 기사가 언론에 소개만 되면 "언제 상장하느냐"는 투자자들의 문의가 빗발친다.
한국도자기가 이처럼 알짜배기 회사가 될 수 있었던 건 최고의 제품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도자기 식기중 으뜸은 역시 본차이나.
소뼈 가루를 50% 섞어 만드는 이 본차이나를 한국도자기는 1975년 생산하는데 성공했다.
동양에선 처음이었다.
당시 고육영수 여사의 요청으로 2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천연 소뼈 가루가 들어간 본차이나를 만들어 낸 것.
육여사는 "청와대에서 수입산 본차이나로 외국 국빈을 대접하는게 안타깝다"며 한국도자기에 본차이나 개발을 부탁했었다.
그걸 계기로 지금도 청와대에선 한국도자기의 본차이나를 쓴다.
본차이나의 본고장인 영국 제품에 비해 손색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서다.
독일의 최대 도자기 회사인 빌러리엠보흐와 크리스천디오르 등으로부터 본차이나의 OEM(주문자상표부착방식)생산을 의뢰받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다.
한국도자기는 현재 본차이나만 따지면 영국의 웨지우드와 로열달턴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 3대 업체 반열에 올라있다.
도자기 식기 전체로 보자면 빌러리엠보흐,일본의 노리다케와 함께 세계 5대 업체에 낀다.
명실상부 한국을 대표하는 도자기 업체인 셈이다.
한국도자기가 지금의 위상을 갖게 된데는 마케팅 전략도 큰 몫을 했다.
한국도자기가 국내 도자기 시장에서 원래부터 1위는 아니었다.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시장점유율이 경쟁사에 뒤졌다.
그걸 역전시킨 건 한국도자기가 선물시장에 눈을 돌리면서부터.도자기를 단순한 식기가 아니라 선물용품으로 팔기 시작한 것이다.
연말연시를 즈음해 "한국도자기를 선물하세요"란 광고를 대대적으로 함으로써 도자기 식기를 선물상품화하는데 주력했다.
특수판매팀을 신설하고 주로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판촉활동을 강화했다.
그 결과 지난해 전체 매출중 15%정도는 선물용 판매다.
주부 입장에서 "자기 돈 주고 사기는 부담스럽지만 선물로 받으면 더할 나위없이 기쁜 것"이 도자기 식기란 점을 겨냥한게 성공한 것이다.
한국도자기는 앞으로도 선물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도자기 식기로만 보면 국내시장 규모는 약 3천억원 정도다.하지만 선물시장은 거의 10배인 3조원 규모다. 도자기 식기를 선물상품화해 팔면 시장은 무궁무진하다는 뜻이다"(김동수 회장)
글로벌화도 한국도자기가 추구하는 큰 방향이다.
특히 동양적 이미지를 담아 영국이나 독일 제품과 차별화시킨다는 전략이다.
1998년부터 시장에 내놓은 비취 본차이나가 대표선수 격이다.
우유빛 흰색이 아니라 비취색을 띤 본차이나로 국내에선 없어서 못파는 제품.
이 비취 본차이나로 외국시장을 개척하면 승산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05년께 세계 1위 도자기 식기 업체가 된다는게 목표다. 지금까지의 성장 추세라면 지나친 목표가 아니다. 한국만의 식기가 아니라 세계인의 식탁에 오르는 도자기 식기를 만들 것이다"
김동수 회장의 눈은 지금 세계 정상을 향해 있다.
< 차병석 기자 chabs@ ked.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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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자기 연혁>
<>1943년 한국도자기 설립
<>74년 김동수 사장 취임
<>75년 본차이나 개발 성공
<>76년 수출전용 공장 준공
<>83년 미국 LA지사 설립
<>86년 종합디자인센터 개소
<>91년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설립
<>94년 중앙연구소 설립
<>95년 디자인스쿨 프로아트 설립
<>96년 서울 사옥 착공
<>99년 한국특수도자기 한도통상 등 2개 계열사 합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