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밤 기습적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국회는 이를 즉시 해제 결의하면서 정국이 혼란에 휩싸였습니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결정으로 정국의 앞날은 안갯속에 빠져들었지만, 윤 대통령과 국민 정서와의 괴리가 극심하다는 것만은 확실하게 확인한 사건이 됐습니다.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의 행보는 '상수'라고 볼 수 있습니다. 국정 운영 동력을 일거에 상실한 윤 대통령 탄핵을 추진하는 것입니다. 민주당 등 야당은 예상할 수 있는 대로 즉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고, 탄핵안은 즉시 국회 본회의에 보고됐습니다.유일한 '변수'는 여당인 국민의힘의 행보입니다.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 결정을 어떻게 평가할지 △국민의힘이 야권의 탄핵 요구에 동참할지 △윤 대통령에게는 무엇을 요구할지 등이 향후 정국의 향배를 결정하게 되는 것입니다.국민의힘은 우선 윤 대통령의 계엄 결정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로 비판했습니다. 한동훈 대표는 계엄 선포 직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잘못된 것이다. 국민과 함께 막겠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또 5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대통령은 민주당의 폭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비상계엄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며 "대통령의 이 사태에 대한 인식은 저의 인식과 국민의 인식과 큰 차이가 있어 공감하기 어려웠다"고 했습니다.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 등이 포함된 시도지사협의회는 "국민과 정치권, 국제사회에 큰 혼란을 초래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성명을 발표했고, 개별적으로 의견을 표현한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도 계엄 선포에 동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5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반대 입장을 밝힌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전두환 대통령이 물러나면 노태우 대통령이 기회가 생긴다는 과거를 떠올리고 있냐"고 비판했다.이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독대 호소인에서 탈당 호소인으로 바뀌면 정확히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하고 싶어 하는 '차별화'가 되느냐"면서 이같이 밝혔다.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를 비판하면서 탄핵이나 제명이 아닌 '탈당'을 요구하고 있는 데 대한 비판이다. 또 이런 행보는 차기 보수 대권을 노리는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게 이 의원의 주장으로 해석된다.이 의원은 "계엄으로 내란을 획책해 사회 혼란을 부추기고 민심 이반을 초래했다는 이유로 그냥 당에서 제명하면 된다"며 "따뜻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존재하지 않는 물건인데, 그걸 팔겠다고 국민들에게 아무리 호소해야 팔리겠냐"고 했다.윤 대통령을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대표를 따뜻한 아이스 아메리카노에 빗댄 것으로,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취지다. 그간 종종 이 의원은 한 대표가 "술 안 마시는 윤석열"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한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야당의 탄핵 추진 관련 반대 당론을 공식화했다. 그는 "당 대표로서 이번 탄핵은 준비 없는 혼란으로 인한 국민과 지지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통과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한 대표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해제에 대해 비판 기조를 이어가면서 탈당을 요구했다. 그는 "이미 어제 이전으로 돌아갈 순 없다. 국민께서 그걸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7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대한 국회 본회의 표결을 추진하기로 했다.조승래 수석대변인은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 탄핵안 의결은 7일 오후 7시를 전후해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앞서 민주당 등 야(野) 6당 소속 의원 190명, 무소속 김종민 의원 등 191명이 발의한 윤 대통령 탄핵안은 이날 0시 48분께 본회의에 보고됐다.탄핵안은 본회의에 보고된 뒤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표결이 이뤄져야 하는 만큼 윤 대통령 탄핵안은 6일 0시 49분부터 8일 0시 48분까지 표결이 가능하다.탄핵안 가결 요건은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어서 재적 의원 300명을 기준으로 200명이 찬성해야 한다. 범야권 의석이 192석인 것을 고려하면 여당에서 최소 8표의 이탈표가 나와야 가결된다.당초 민주당은 이르면 6일에도 탄핵안 표결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표결 시점을 이보다 하루 여유 있는 7일 저녁 시간대로 정한 것은 윤 대통령 탄핵안 부결을 당론으로 정한 여당을 최대한 압박하고 설득하기 위한 시간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조 수석대변인은 "여당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 표결 때) 18명이 본회의장에 출석해 전원 찬성표를 던졌다"며 "비상계엄을 멈춰 세운 것처럼 윤 대통령도 멈춰 세워야 한다. 결단을 기대하고 용기를 발휘해달라"고 했다.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