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시장과 유사한 성격의 시장으로는 지난 1990년에 문을 연 미국의 OTCBB
(Over The Counter Bulletin Board)가 있다.

두 시장은 운영방식이나 특징이 닮았다.

거래소나 코스닥시장, 뉴욕증시나 나스닥에로 들어가기 위한 전진기지의
역할을 한다는 점, 이들 시장에서 퇴출된 기업의 주식을 갖고 있는 투자자
에게 환금성을 제공한다는 점 등에서 그렇다.

하지만 시장참가 방식에서는 차이가 있다.

제3시장은 지정요건을 갖춰야 한다.

<>외부감사인의 적정의견 <>주식 예탁 가능 <>명의개서 업무의 위탁
<>모집.매출절차를 거치지 않은 주식이라면 발행후 1년 경과 등이다.

네가지 요건을 갖춰 지정신청을 하면 8일후엔 주식을 거래할 수 있다.

OTCBB는 진입 장벽이 전혀 없다.

미국증권업협회격인 NASD에 신고만 하면 된다.

신고 때 제출하는 서류는 회사를 간략히 소개하는 내용의 양식 하나다.

신고접수 후 3일째 되는 날에는 무조건 거래가 시작된다.

진.출입을 자유롭게 만들어 시장 기능을 작동시키는 셈이다.

주식매매 주체도 조금 다르다.

OTCBB는 별도의 시장조성자가 투자자 주문을 받아 주식을 매매한다.

제3시장은 상대매매 방식으로 증권사가 1차 매매체결을 해준 뒤 여기서
남는 주문은 코스닥증권시장의 전산망으로 넘겨 2차로 매매시킨다.

OTCBB는 진출입이 자유로운 만큼 참여 기업도 많다.

지난해말 현재 5천4백99개 주식이 거래중이다.

활동중인 시장조성자는 3백73명.

거래량은 개설 첫해인 지난 1990년 2천6백만주에서 99년에는 3억2천만주로
12배나 늘었다.

일평균 거래대금도 1천2백만달러에서 2억5천만달러로 불어났다.

< 박기호 기자 khpark@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