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전문회사와 펀드들의 투자를 둘러싸고 잡음이 끊이지 않고있다.

한국벌처투자의 경우 곧 법정관리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광덕물산의
주식을 증권거래소에서 매입, 적대적인 기업인수합병(M&A)를 시도하고 있다.

이에대해 광덕물산주주들은 자력으로 회생할 것이 확실한 기업을 M&A 하는
것은 구조조정전문회사의 설립목적에 어긋난다면서 반발하고 있다.

구조조정전문회사들과 산업자원부 측은 "부실기업을 정리하는 벌처펀드의
성격이 본래 그런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들 회사들이 정부로부터
각종 세제혜택을 받고있어 논란이 일고있다.

일부 구조조정 기금들이 유망벤처기업에만 집중투자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강구조조정기금은 지난1월 인터넷솔루션전문업체인 디지털인포메이션뱅크
(DIB)에 46억8천만원을 투자해 16.1%의 지분을 확보했다.

이 회사는 내년중 코스닥등록을 추진하고 있는 인터넷관련 벤처기업.

여러 창업투자회사들이 투자를 원했지만 한강기금이 투자기회를 잡았다.

한강기금은 정보통신장비 벤처기업인 네오텔레콤와 반도체및 LCD재료
전문업체 동진쎄미켐을 비롯해 터보테크 프로칩스 벤트리 심텍
중앙소프트웨어 오픈타운 마리텔레콤 이주전자 WTI탐금속 등 코스닥등록을
추진하고 있거나 이미 등록한, 이른바 잘 나가는 벤처기업에 줄줄이
투자했다.

한강구조조정기금은 이름과는 달리 지난해 9월 우성타이어에 투자한
이후에는 구조조정이 절실한 기업에는 투자한 실적이 없다.

앞으로도 통신장비 인터넷솔루션 바이오테크놀로지 자동차부품업종에 계속
투자할 방침이라는고 한강측은 설명했다.

한강 아리랑 무궁화 서울 등 4개 구조조정기금은 지난 98년말 정부 주도로
산업은행 국민은행을 비롯한 국내금융기관들이 총1조6천억원을 투입해
설립했다.

당시 자금난을 겪고 있지만 성장성있는 중견중소기업을 살리자는 취지에서
정부가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에서 7천억원을 투자토록 하고 법인세과세이연
혜택도 부여했다.

KTB(한국종합기술금융)의 한 관계자는 벤처기업투자를 놓고 기금들이
창업투자회사나 대기업 벤처투자팀과 마찰을 빚는 경우도 많다고 밝혔다.

다른 구조조정기금 관계자도 "일부 기금들이 벤처기업에만 열중한 나머지
거품을 일으키고있다"며 "어느 기금이 당초 투자지침에 맞게 운용되고있는지
정책적으로 평가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강구조조정기금 운용담당 동일권 실장은 "기금설립초기에
자금난을 겪고 있던 벤처기업과 유망기업을 살려낸 공로도 인정받아야 한다"
며 "다른 창투사들과는 달리 최소한 3개월이상 심사과정을 거쳐 투자하는
만큼 "묻지마투자" 붐과는 거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구조조정 전문조합도 말썽이다.

벤처캐피탈인 한국기술투자(KTIC)는 투자했던 서울시스템이 지난해 부도를
내자 자신들이 구성한 구조조정전문조합 KTIC리스트럭처링펀드를 통해
자금을 지원했다.

이와 관련, KTIC 관계자는 "부실기업의 문제점을 가장 잘 아는 측에서 회생
작업에 나선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법정관리나 부도 화의중인 기업을 회생시키기 위해 구조조정
전문회사에 주식양도차익 배당소득을 비과세하고 증권거래세 취득세 등록세
등 각종 세금 감면혜택을 주고 있다.

< 김성택 기자 idntt@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