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의 무게중심이 코스닥시장에서 거래소시장으로 이동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지난 2일을 고점으로 3일째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거래소시장은 순조로운 흐름을 타고 있다.

한때 코스닥시장의 절반에 불과하던 거래대금은 이제 어깨를 겨룰 정도다.

악화됐던 거래소시장의 수급이 호전되고 있는 대목이 시장매기를 이동시키
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코스닥주식과 대체관계에 있는 거래소의 중소형주가 강세를
지속하고 있는데 주목하고 있다.

조재홍 한국투신 펀드매니저는 "향후 코스닥시장의 수급이 악화될 것이란
우려와 거래소시장의 최근 상승종목 수를 고려하면 시장의 매기는 확연하게
거래소 쪽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거래대금 격차해소 =2월말까지만 해도 거래소시장의 거래대금은 코스닥
시장의 절반을 겨우 웃돌았다.

그러나 지난달 28일 2조9천억원이었던 거래소시장의 거래대금은 지난 6일
4조7백30억원을 기록, 코스닥(4조8천4백90억원)에 바짝 다가섰다.

7일 오전에는 거래소가 추월하기도 했다.

이런 추세라면 멀지않아 거래대금이 "재역전"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특히 7일에는 전날 미국 다우존스공업평균주가가 비교적 큰 폭(1.90%)으로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종합주가지수는 약보합세로 마감돼 시장체력이 한결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수급 개선되는 거래소시장 =거래소의 수급을 개선시킨 주인공은
외국인이다.

외국인은 8일 연속 매수행진을 벌이며 2조4천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단기간에 2조4천억원의 새 돈이 거래소시장에 수혈된 셈이다.

이때 투신사들은 대형주를 고가에 외국인에 넘겼다.

수급악화의 주역인 투신권으로선 여유자금을 확보, 자금일부를 환매에
대비하고 나머지는 낙폭과대 중소형주와 저가 대형주를 사들이고 있다.

코스닥으로 몰렸던 일반인들도 이를 감안해 거래소의 중소형주로 갈아타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송상송 피데스투자자문사장은 "코스닥에서 새로운 시세를 내는 종목이
줄어들고 있어 거래소의 낙폭과대 중소주에 대한 메리트는 갈수록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중소형주 강세는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하루평균 2천억가량의 순매도를 보였던 투신권의 매도규모는 이날 9백억원
대로 크게 줄었다.

<>악화되는 코스닥 수급 =코스닥시장은 유.무상증자, 신규등록 등 물량
압박이 갈수록 심화될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매매비중의 90%를 차지하는 일반투자자의 신규자금 유입은
정체상태다.

고객예탁금은 한동안 10조원대에 머물고 있다.

지난달 코스닥비중을 급격히 확대하던 투신사들도 최근 매도세로 돌아서고
있다.

외국인의 매수세도 약해지고 있다.

조재홍 펀드매니저는 "작년 40조원규모의 유상증자로 올초부터 심각한
수급악화를 겪었던 거래소시장 처럼 코스닥도 과도한 공급물량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거래소시장은 상장기업들의 잇단 자사주매입과 소각등으로
주식유동 물량은 감소세로 돌아서고 있다.

< 장진모 기자 jang@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