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종금과 하나로통신이 인터넷 뱅크를 합작으로 세우기로 한 것은 국내
금융업계에 일대 변혁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여겨진다.

금융업체와 고객과의 채널을 갖고 있는 통신업체간의 결합이 큰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 어떤 이점 있나 =하나로통신은 컨텐츠를, 금융업체는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

특히 하나로통신이 그동안 정보통신분야에서 쌓아 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안정적이고 빠른 인터넷 서비스망이 가능하다.

기존 인터넷 금융서비스들이 단순히 금융기관의 업무를 인터넷으로 이관,
"서비스가 불안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점에 비추어 큰 강점이다.

더구나 인터넷 사업은 종합금융그룹으로의 변신을 꾀하는 동양그룹의 장기
전략과 잘 맞아떨어진다.

동양그룹은 종금, 보험, 증권, 선물, 창업투자 등 9개 금융 계열사를 두고
있다.

이들 계열사들의 도움을 받으면 인터넷 뱅크는 순조롭게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

단순히 인터넷 은행이 아닌, 모든 금융상품을 인터넷에서 통합 판매할수
있는 본격적인 의미의 "인터넷 종합금융회사"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동양그룹은 이를 발판으로 금융지주회사 설립도 할수 있다.

<> 문제점은 없나 =우선 정부가 이같은 인터넷 뱅크의 설립을 허가할지가
미지수다.

동양종금측은 "정부쪽에서는 일단 합작사 설립문제에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앞으로 각 금융 상품을 취급하는 것에 대해서는 다른 업체와의 기업인수합병
(M&A)이나 별도의 취급인가를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동양그룹의 금융계열사들이 갖고 있는 기존 고객수가 많지 않은
점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고객수가 적다는 것은 인터넷 뱅크의 잠재고객을 늘리는데 한계로 작용할
수 있다.

금융계 관계자는 "우선 많은 고객수를 확보한 후 이들을 인터넷 뱅크 고객
으로 전환시키는 것이 보다 합리적인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또 동양그룹 자체의 자본충실도및 규모가 다른 그룹을 압도하지 못한다.

재무상태가 건실하지 않으면 인터넷 이용자들이 투자에 부담을 느낄 소지가
많아진다.

이밖에 인터넷 뱅킹의 최우선 과제인 보안문제에 대한 고객들의 신뢰도를
어떻게 얻을지도 관건이다.

<> 향후 사업전략은 =양사는 이런 문제 때문에 합작사 설립 이전에 일단
안정적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전력 투구한다는 방침이다.

재무구조는 자본금 2백억원으로 시작하지만 업무영역이 확장되는 시기별로
증자 등을 통해 건실화해 나갈 계획이다.

따라서 처음부터 무리한 사업을 추진하지는 않는다는 방침.

우선은 동양그룹 계열사들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연동시키는 "금융 포털
서비스"로 업무를 시작한 후 안정성이 확보되는 대로 업무 영역을 확대해
간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일단 인지도및 안정성만 확보되면 어느 인터넷 금융업체보다 경쟁력
이 있을 것으로 동양그룹은 보고 있다.

최근 인터넷 은행인 미국의 SFNB가 안정성면에서 공인을 받게 되자 보험업
과 증권거래 쪽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 업계엔 어떤 영향 있을까 =은행, 보험, 증권 등 인터넷 금융에 관심을
갖고 있는 다른 금융권들에 적잖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국내 금융업체들은 일부 업무를 인터넷 상으로 이전하는 정도에 머무르고
있다.

아직 초보적인 단계다.

조흥은행 등이 2-3년후 본격적인 인터넷 은행을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정도다.

한편 미국과 유럽등지에서 금융업체와 인터넷 업체간 합작은 이미 업계의
주요흐름으로 자리잡고 있어 우리 정부도 인터넷 금융산업에 대해 긍정적
으로 나서지 않을 수 없다는 전망이다.

지난해 이후 독일 도이체방크은 통신업체인 만네스만과, 코메르츠은행은
도이체텔레콤과, 영국 스코트랜드은행은 BT셀넷 등과 잇따라 합작을 선언
했다.

< 박수진 기자 parksj@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7일자 ).